때 됐다? '빅쇼트' 마이클 버리, 테슬라 하락 베팅액 확 늘렸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08.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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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풋옵션 매수 30% 늘려…'돈나무 언니'도 저격, ARKK 풋옵션 사들여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 대표/사진=AFP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 대표/사진=AFP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세계 전기차 시장 대표주자인 테슬라 주가 하락에 많은 돈을 걸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에게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도 저격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분석해 마이클 버리가 운영하는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테슬라 풋옵션 107만5500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분기 테슬라 풋옵션 매수량 80만100계약보다 34% 이상 늘어난 것이다. 풋옵션은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으로 기초자산이 떨어져야 수익이 난다.

사이언에셋이 매수한 테슬라 풋옵션의 정확한 매수가격이나 행사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풋옵션 기초자산이 되는 테슬라의 시장 가치(16일 종가 686.17달러)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약 7억3800만달러(한화 8700억원)에 달한다.



마이클 버리는 올 2분기 중 테슬라 등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풋옵션 23만5500계약도 사들였다. 이 역시 행사가 등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되지 않아 마이클 버리가 이익을 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ARKK의 현 시세(116.98)를 기준으로 사이언에셋이 매수한 풋옵션 기초자산의 대략의 시장 가치(2755만달러) 환산만 가능하다.

성장주·밈주식·암호화폐 등에 대한 경고…"테슬라 거품 빠진다"
ARKK는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의 인기 ETF로 테슬라·로쿠·텔라닥·스퀘어·코인베이스 등 혁신 기술기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마이클 버리는 미국 증시 상승과 관련 "역사상 가장 거대한 투기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특히 테슬라 등 성장주, 제대로 된 가치평가 없이 대중들에 이끌려 투자하는 밈주식,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보여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규제 크레딧에 의존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판매가 아니라 탄소 배출권 판매로 수익을 낸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한 경제전문지와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며 "테슬라 추종자들은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말했다.

마이클 버리가 풋옵션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버리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전설적인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주택담보 대출의 일종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함을 미리 인지, 공매도 방식으로 주가 폭락에 대규모 베팅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냈다.

한편 올 1월말 880달러를 웃돌았던 테슬라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ARKK 시세 역시 올 들어 6% 안팎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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