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기 셰프 '만두' 영상 터졌다…1조원어치 팔린 한국 음식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8.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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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인베이전2.0⑥음식

편집자주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권 '골목대장'에 불과했던 '한류'의 위상이 달라졌다.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고, 영화 '기생충'이 칸과 아카데미 영화제를 연달아 석권하며 헐리우드의 콧대를 꺾었다. 1960년대 비틀즈를 필두로 영국 음악·문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 'K-인베이전'이란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부상과 함께 '킹덤' 등 드라마와 영화가 아프리카·중동에서도 인기를 끌고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 신(新)한류 콘텐츠도 시장을 주도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글로벌 콘텐츠 산업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한류 시장의 현황을 진단해본다.

미국 출신 인기 셰프인 조지 듀란이 미국 지역방송 WUSA에서 비비고 만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미국 출신 인기 셰프인 조지 듀란이 미국 지역방송 WUSA에서 비비고 만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지난해 미국 출신 인기 셰프인 조지 듀란은 WUSA 방송에 출연해 '만두'(Mandu)를 부활절 특별메뉴로 추천했다. 그동안 미국에선 주로 중국식 만두인 '덤플링'(Dumpling)이나 일본식 만두인 '교자'(Gyoja)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이 방송에선 만두라고 표기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호기심으로 사먹던 한식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선호 음식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만두는 김치와 함께 한식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20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만두 단일품목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3600억원)에 비해 해외매출(6700억원)이 월등히 높다. 특히 미국에서 4200억원을 기록하며 음식 한류를 주도했다.



미국에서의 만두 인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지 듀란이 고추장을 디핑소스로 활용한 요리를 소개한 후 해외 소비자들이 리뷰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고, 지난 3월에는 뉴욕 유명 레스토랑 셰프가 'spicy mandu soup'(매운 만둣국) 레시피 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에는 비비고만두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채널에 만두 부대찌개(mandu budae jjigae)를 조리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부대찌개는 지난해 영국 BBC 방송이 'army stew'로 소개해 널리 알려진바 있다.

美 인기 셰프 '만두' 영상 터졌다…1조원어치 팔린 한국 음식
차미나 미국 CJ푸드R&D(연구개발)센터 연구원은 "미국에서 한국식 만두는 중국식 덤플링, 일본식 교자, 이탈리안식 라비올리와 함께 메인 스트림(주류)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동부와 서부의 경우 만두를 전문으로 다루는 레스토랑이 많이 생겼고, 한끼 식사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차 연구원은 "K팝, 영화 기생충 등의 영향으로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K푸드로 이슈가 확대되고 있다"며 "SNS에서 덤플링이란 단어보다 만두라는 단어가 눈에 띄고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CJ제일제당은 미국 내에서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미국 내 만두공장의 가동률이 90%에 달하자 올해초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만두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미국 내 CJ제일제당의 생산공장 23개 중 8개가 만두공장이 된다.

만두의 본토인 중국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한국식 만두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미국 다음으로 성장한 곳이 중국이다. 안전성을 부각시켜 2012년 식중독균 사건으로 중국 만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소완섭 중국 냉동식품R&D 연구원은 "중국은 위생이나 품질 면에서 한국식 제조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과거에 비해 한국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고품질의 한국 음식기업 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만두 뿐 아니라 한국 간식에 대한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한국식 치킨, 떡볶이, 핫도그, 한국식 바비큐 등 한국 인기 먹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프랜차이즈업계와 편의점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 라면의 경우 종주국인 일본라면을 제치고 지난해 뉴욕타임즈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농심 '신라면블랙'을 선정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이미 우리 기업의 품질경쟁력은 갖춰진 상황"이라며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음식 장르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현지화와 차세대 음식 개발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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