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더나에 '삼바 백신 공급' 요청…'이재용 역할론' 재부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8.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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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1) 안은나 기자 =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2021.8.13/뉴스1  (의왕=뉴스1) 안은나 기자 =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2021.8.13/뉴스1


정부가 모더나에 국내 미공급 코로나19(COVID-19) 백신 물량을 가급적 9월 초까지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주까지 구체적인 백신 물량과 공급 일정을 한국에 다시 통보해 줄 것" 외에 모더나측의 구체적 방침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772,000원 ▼18,000 -2.28%) 물량에 대해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76,800원 ▼2,800 -3.52%) 부회장이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모더나 이번주 백신 물량 및 일정 통보할 것"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단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3일 미국 모더나 본사를 방문해 최근의 백신 공급 차질 및 공급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대표단의 본사 방문은 모더나 측의 갑작스러운 공급 물량 축소 통보 및 입장 번복에 따른 조치로, 강한 유감 표명과 함께 백신의 조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모더나사 측에서는 최고판매책임자인 코린 르 고프 주재로, 폴 버튼 최고의료책임자, 존 르포정부 담당 부회장, 니콜라스 코넷 국제 생산 부회장, 패트릭 버그스타드 상업용 백신 부회장 등 국제의료기관 및 백신의 국제 판매와 공급을 담당하는 책임자들 총 8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강도태 제2차관은 먼저 모더나사의 백신 공급 차질로 인해 모더나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훼손되고, 예방접종 계획 변경에 따른 국민 혼선이 발생한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모더나의 신뢰 회복 및 한국정부와 모더나사 양자간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3분기 물량의 조기 도입과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더나 측은 갑작스러운 공급 차질로 인해 발생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어려움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서 이번 공급 차질의 원인은 협력 제조소에서 발생한 제조 실험실의 문제로, 이 문제는 현재는 해결돼 7월 물량은 점진적으로 출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은 원활한 예방접종 추진을 위해 3분기 물량의 안정적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간 미공급된 물량을 가급적 8월~9월 초까지 제공할 것과 공급 예정 물량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조속히 알려 줄 것을 모더나사에 강력히 요청했다.

모더나 측은 전 세계적인 백신 수요 증가 속에서 안전 재고 없이 생산 즉시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에 이미 통보한 물량보다 8~9월 물량을 확대하고, 9월 공급 일정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이번 주까지 구체적인 물량과 공급 일정을 우리 측에 다시 통보해 주기로 했다.

삼바 물량 우선배정도 요청했지만…이재용 부회장 역할론도 부각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뿐 아니라 바이오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5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모습. 2021.5.25/뉴스1   (인천=뉴스1) 임세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뿐 아니라 바이오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5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모습. 2021.5.25/뉴스1
대표단은 모더나측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물량을 국내에 우선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강도태 제2차관은 "우리 측은 백신 공급의 안전성 확보 차원, 또 유통과정의 효율화 등의 측면에서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모더나와 수억회분 mRNA 백신 위탁생산계약을 맺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공급될 물량인데 이 물량의 배분은 모더나 본사를 통해서 진행된다. 생산은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이뤄지지만 공급은 국내가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모더나 공급 차질 사태가 빚어지며 오는 9월 안에 생산이 이뤄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물량을 국내에 먼저 돌릴 수 있다면 수급 불안을 상당부분 털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태였다.

이번 정부 대표단이 일단 모더나측에 국내 물량 우선공급을 요청했지만, 구체적 확답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강도태 제2차관은 "다만 위탁 생산과 여러 가지 품질검사, 허가 등 절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됨을 고려할 때 (우선공급 등을 모더나 측과)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우선공급이 성사 된다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바이오업계와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론에 주목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관련,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실제로 백신 확보 관련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말 화이자 백신 조기확보 성사가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협상 마무리 시점으로 예정했던 12월 초까지 화이자 고위 인사와의 협상 창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화이자 회장과 정부 협상단 사이에 다리를 놓은 사실이 정치권 등을 통해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물량 국내 공급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냐는 기자단 질문에 강도태 제2차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여러 가지 계약관계 등이 있는 부분"이라며 "또 국내 공급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야 될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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