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송영길 논란에도…'당대표 탄핵'은 불가능하다?[팩트체크]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1.08.1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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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뉴스1) 공정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경북 상주시 청리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서 개인택시면허 양수 교육에 참가해 오전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마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 식권을 구매한 뒤 교육실로 돌아가고 있다. 2021.8.9/뉴스1  (상주=뉴스1) 공정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경북 상주시 청리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서 개인택시면허 양수 교육에 참가해 오전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마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 식권을 구매한 뒤 교육실로 돌아가고 있다. 2021.8.9/뉴스1


윤석열 대선후보 측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당대표 탄핵' 논란으로 심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윤 후보측 신지호 정무실장의 방송 출연 중 했던 '탄핵 발언'이 계기가 됐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캠프의 모든 분들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에 화가 될 언동을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고 이 대표와 이와 관련 통화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정무실장 발언 논란이 있기 전부터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 탄핵이나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수천 개 이상 올라왔다. 이 대표가 "지금 대선을 치르면 5%포인트 차이로 진다"고 한 발언과 지난 3월 한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 했던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준석 탄핵'은 정확한 법적 명칭이 아니다.

엄격히 따지자면 '이준석 탄핵'은 불가능하다. 가능한 방법은 '이준석 소환'이다.



당대표 '탄핵'제도는 없어…투표에 의한 '당원소환제'는 있지만 '요건' 충족하기 어려워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2021.7.25/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2021.7.25/뉴스1
이준석 대표를 당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린다는 의미에서는 같은 뜻으로 통할 순 있지만, 탄핵과 소환은 비슷하지만 다른 성격의 제도다.

탄핵(彈劾, impeachment) 제도는 기본적으로 입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우리 법에서도 탄핵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그리고 법관이나 감사원장 등에만 한정돼 가능하다. 그것도 입법부인 국회가 단독으로 결론내는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를 통해야만 탄핵을 통한 파면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징계 절차로 처벌하기 어려운 정부 고위직이나 특수직 공무원을 파면하는 제도다. 따라서 당대표에 대해선 '탄핵'이란 표현은 그 자체로 성립되기 어렵다.


소환(召喚, recall)제 혹은 주민소환제는 우리 법에선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 등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공무원을 임기가 완료되기 전에 파면시키는 소환제는 '직접' 민주정치 제도의 하나다. 소환이 탄핵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선거'. '투표'절차를 거친다는 점이다. 선거로 뽑힌 선출직에 대해 선거권을 가진 선거권자가 다시 투표를 통해 끌어내리는 게 '소환'이다.

탄핵소추가 소환제의 한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소환제는 탄핵과 구분해야 한다. 선거권자에 의한 '투표 '유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방법은 '탄핵'이 아니라 '당원소환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탄핵제도 자체가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없다.

국민의힘 당헌 제 6 조의 2에 규정된 '당원소환제' 제1항엔 "당원은 법령 및 당헌·당규, 윤리강령을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당행위를 한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을 대상으로 소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구체적 절차는 당규에 있다.

국민의힘 당규 제3조의3에 '당원소환제'에 대해 △당헌 제6조의 2에 의한 당원소환의 청구인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청구인은 책임당원의 서명으로 당원소환의 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당무감사위원회에 당원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당원소환 청구는 전체 책임당원 100분의 20 이상, 각 시·도당별 책임당원 100분의 1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제3항의 당원소환 청구 요건이 충족되어 발의된 때에는 당무감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당원소환투표를 실시한다. △당원소환투표는 전체 책임당원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의 과반수 찬성으로 확정된다고 규정돼 있다.

당원소환 청구는 제한기간도 있다. △피소환인의 임기 개시일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아니한 때 △피소환인의 임기 만료일부터 6개월 미만일 때 △피소환인에 대한 당원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6개월 이내인 때에는 청구 자체가 안 된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양당 당대표 '당원소환제'…임기시작 6개월 이후에나 청구 가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결국 이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제에 의한 소환도 당장은 불가능하다. 당규에 임기 개시일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부터 당원소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11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따라서 6개월 뒤인 12월10일 이후에야 당원소환 청구가 가능하다. 청구가 가능한 시기가 됐다고 해도 절차가 쉬운게 아니다. 책임당원의 5분의 1이상, 시도별 책임당원의 10분의 1이상의 서명을 받아야하는 청구 요건부터 어렵다. 이 서명 요건을 충족해 발의를 하더라도 당원소환투표에서 전체 책임당원의 3분의 1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확정된다.

결국 당원소환제에 의한 당대표 소환은 실현되기는 매우 어렵게 돼 있다. 2년 임기의 당대표로 선출된 지 이제 갓 2개월된 이 대표가 남은 임기동안 자진 사퇴하거나 궐위에 해당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현재 거론되는 '끌어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송영길 당대표에 대한 비슷한 논의가 친문 커뮤니티 중심으로 얘기되고 있다. 송 대표가 관훈토론회에서 '대깨문' 발언을 하고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패배원인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목하자 친문 중심으로 탄핵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에도 탄핵은 없고 당원소환제가 규정돼 있는데, 국민의힘과 주요 요건이 비슷하게 돼 있다. 책임당원의 5분의 1, 시도별 책임당원의 10분의 1인 발의요건과 당대표 임기 시작 6개월 이내에는 소환투표 청구가 불가능하게 한 주요 내용이 국민의힘과 같다. 송 대표는 지난 5월 당선돼 아직 임기가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양 정당은 당대표를 끌어내리는 유일한 수단인 당원소환제가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지만 그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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