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이 왜 영화를?…'배달의민족'의 엉뚱한 도전[인싸IT]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8.15 19:00
글자크기
국내 1위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직접 기획하고 투자에 참여한 영화 '맛있는 영화'가 지난 12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봉했다. 쿠팡이츠와의 배달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좀처럼 예상치 못한 행보다. 그런데 배민은 왜 뜬금없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어떤 영화일까 궁금증을 풀어봤다.

어떤 영화길래?
배달앱이 왜 영화를?…'배달의민족'의 엉뚱한 도전[인싸IT]


'맛있는 영화'는 배민이 기획한 영화답게 음식과 사람을 소재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일상을 담아냈다.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 3인이 각자의 에피소드를 '위로의 맛, 기억의 맛, 인생의 맛'이라는 주제로 풀어낸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의 예기치 못한 식도락 여행을 비롯해 입시 미술학원에서 만난 오랜 연인, 서울로 상경한 딸을 만나기 위해 향하는 중년 여성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잔잔하면서 섬세한 캐릭터 묘사로 지난 4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배달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 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의 허기를 달래줄 맛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배민이 왜 영화를 만들었지?
배민은 10년 넘는 업력을 거치며 배달과 자신들의 브랜드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치킨·피자 등 평범한 음식을 배달하던 시기를 지나 맛집 배달로 차별성을 줬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음식과 함께하는 행복 같은 더 큰 가치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배민 관계자는 "그 연장선에서 '맛있는 영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며 "울고 웃고 박수치고 공감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앞으로의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영화 산업이 힘들어진 시기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대작 개봉도 밀리고 제작도 미뤄지는 상황에서 신임 감독에게 기회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배민은 자영업자와 배달원 등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상생의 정신을 강조해왔다.


배민은 영상에 진심인 편
배달앱이 왜 영화를?…'배달의민족'의 엉뚱한 도전[인싸IT]
앞서 배민은 2018년에도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음식 콘텐츠를 만들어온 이욱정 PD와 '치킨인류'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다. 당시에도 배민 측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건강한 음식 문화의 전파에 앞장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배민은 유튜브에서도 '배티비'(구독자 2만4100명)라는 채널을 운영해 직접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민은 알려지지 않은 조연 배우들을 적극 기용한다. 이 외에도 '배민라이브'(구독자 1만2600명) 채널에서는 음악가를 초대해 라이브를 진행하고 그들이 최근에 자주 시켜먹는 음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배민의 엉뚱한 상상력
기발한 마케팅은 배민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일찌감치 '치믈리에'(치킨+소믈리에) 자격증을 만들어 큰 화제가 됐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강에서 배달음식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ㅋㅋ 페스티벌'을 열어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배민의 다양한 활동은 결국 고객 친숙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가 고플때 어떤 배달앱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지가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각 업체가 연간 수백억원씩 마케팅에 비용을 들이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이 왜 영화를?…'배달의민족'의 엉뚱한 도전[인싸I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