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우려대로 라면값 다 올랐다… 과자·우유도 도미노 인상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8.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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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삼양식품·팔도 내달부터 라면값 인상… 과자값 올랐고 우유도 오를 전망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팔도도 다음달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하기로 했다. 오뚜기 (409,000원 ▼2,000 -0.49%), 농심 (391,000원 ▼3,000 -0.76%), 삼양식품 (290,000원 ▲6,500 +2.29%)에 이어 팔도까지 가격을 올리며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이 모두 가격을 올렸다. 전날 롯데제과가 과자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라면, 과자 등 식료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유도 가격 인상이 예고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로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전 제품 인상은 2012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제조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가격인상을 최대한 미뤄왔다"며 "앞으로 더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으로 소비자 사랑에 보답 하겠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사진= 삼양식품불닭볶음면/사진= 삼양식품
이날 삼양식품도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등은 50원, 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은 100원 오른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2017년 5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주요 라면 업체들이 모두 가격을 올리게 됐다. 앞서 오뚜기가 이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농심은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이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22일 오뚜기의 라면가격 인상 발표 후 라면업계 도미노 인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뚜기뿐 아니라 이후 가격 인상 결정을 한 농심에도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과자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과자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뉴스1
라면뿐 아니라 과자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롯데제과 (129,000원 ▼3,000 -2.27%)는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빠다코코낫' 등 과자 11종의 가격을 평균 12.2% 인상한다고 밝혔다. '카스타드'는 6개들이가 권장소비자가 기준으로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된다. 대용량 제품은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개수가 12개에서 10개로 줄어든다.

빠다코코낫과 '롯샌' '제크' '야채크래커' '하비스트'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른다. '와플메이트' '애플잼쿠키' '딸기쿠키'는 36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된다. 'ABC초콜릿'은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오르며 중량은 65g에서 72g으로 늘어난다. '꼬깔콘'은 가격은 그대로지만 양이 줄어들어 1500원 제품 기준으로 72g에서 67g으로 중량이 축소된다.

해태제과도 이달 1일부터 '홈런볼'과 '맛동산' 등 5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홈런볼과 '버터링' 권장소비자 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인상됐다. '아이비'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12.5%, '에이스'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맛동산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6.7% 각각 올랐다.

다른 식료품도 이미 가격이 올랐다. 지난달에는 '동원참치'의 편의점 가격이 10~11% 인상됐고 '사조 살코기참치'는 14.7% 올랐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는 2900원에서 3400원으로 17.2% 인상됐다. 오뚜기의 소스·기름·가루 등 10개 품목의 공급가도 최대 20% 올랐다. CJ제일제당의 '스팸' 등 육가공 식품 20여종도 가격이 8~10% 인상됐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낙농진흥회가 이달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의 기본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리기로 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격 인상 유예를 요청하고 있지만 올해 생산비의 54%를 차지하는 사료값이 15%가량 인상됐고 지난해에도 가격 인상을 유예한 터라 낙농업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달 중하순 우유업체들이 인상된 가격에 원유 대금을 납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우유 업체들의 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울우유, 매일유업 (40,300원 ▲400 +1.00%), 남양유업 (498,000원 ▼2,000 -0.40%) 등 주요 유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관련 제품인 빵,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커피 가격도 함께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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