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의 승자는 구글..."유튜브, 넷플릭스만큼 번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8.1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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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가전마트에서 직원이 TV를 살펴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을 늘면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이용량이 증가하며 덩달아 TV, 모니터 등 제품 판매도 증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대형 가전마트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모니터 매출은 35.8% 증가했다. 태블릿 PC 판매도 47.8% 늘었다. TV(35.8%)와 사운드바 등 TV주변기기(67.4%)를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2020.9.22/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가전마트에서 직원이 TV를 살펴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을 늘면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이용량이 증가하며 덩달아 TV, 모니터 등 제품 판매도 증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대형 가전마트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모니터 매출은 35.8% 증가했다. 태블릿 PC 판매도 47.8% 늘었다. TV(35.8%)와 사운드바 등 TV주변기기(67.4%)를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2020.9.22/뉴스1


# "넷플릭스의 라이벌은 유튜브로 입증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실적을 이렇게 평가했다. 유튜브의 광고수익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넷플릭스 매출을 따라잡은 덕이다.



구글이 디지털 광고의 승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추격과 아마존,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참전으로 한 때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됐으나 코로나19(COVID-19) 백신 보급 이후 다시 승기를 잡는 모습이다. 특히 유튜브 광고가 급증하면서 넷플릭스의 최대 라이벌은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가 아닌 유튜브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고 몰린 알파벳, 2분기 영업익 2배 뛰었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의 2분기 매출액은 61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94억달러로 203%가 뛰었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로 실적이 저조해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를 크게 웃돈 깜짝실적이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광고 실적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광고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한 504억달러였다. 채널별로는 검색 광고 매출이 68.1% 늘어난 358억달러, 유튜브는 83.7% 늘어난 70억달러, 네트워크 광고는 60.4% 증가한 76억달러를 기록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에는 프리미엄과 유튜브 TV를 통한 구독료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TV는 광고가 아닌 구글 서비스 기타 매출 부문으로 분류된다. 기타 부문 매출은 29.3% 증가한 66억달러를 기록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넷플릭스의 분기 실적이 비견한다. 넷플릭스는 이번 2분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3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유튜브 프리미엄, 유튜브 TV 구독료를 포함하면 넷플릭스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타 부문 매출은 29.3% 증가한 66억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유튜브는 대부분 휴대전화, 컴퓨터, 태블릿을 통해 시청하지만 최근 1년 동안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TV로 시청하는 시청자는 약 1억2000만명이다. 지난해 월 1억명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수는 2억900만명(6월 기준), 디즈니플러스는 1억360만명(4월 기준)이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 경영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TV로 보는 유튜브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 영역"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유튜브 전체 사용자는 20억명이 넘고 일평균 비디오 시청 시간은 10억시간이 넘는다. 이제 소비자들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유튜브에서 언박싱, 제품 리뷰, 튜토리얼 영상을 찾아본다.

일부 IT기업들이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구글의 광고 매출은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알파벳은 3분기 가이던스를 밝히지 않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스 포랏은 "3분기 매출 순풍은 더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장기적인 추세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구글 트래픽이 크게 증가해 광고주들은 구글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광고주들이 구글에 집행하는 광고 예산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3분기부터 기저효과는 감소하겠지만 기업들의 광고 예산은 2분기 이상으로 편성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광고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유튜브처럼 대체 불가한 플랫폼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며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가도 광고 성장에 환호하고 있다. 알파벳 주가는 올해 들어 56.6%가 오르며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중 가장 우수한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32.8%, 애플은 12.2%, 아마존은 1.4% 상승에 그쳤고 넷플릭스는 5.5% 하락했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블룸버그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25.5배로 5년 평균 23배를 소폭 웃돌고 있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으로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부담이 없다"며 실적 성장세를 즐길 때라고 밝혔다.

대기업 반독점 규제 영향은 지켜봐야
하지만 구글이 광고 시장에서 언제나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구글의 전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2016년 31.5%에서 매년 하락해 2020년 27.5%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은 14.3%에서 22.3%로 바짝 뒤쫓아왔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시장점유율이 8.6%(2020년 기준), 아마존이 5.2%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특히 미국 시장 장악력이 높아 미국에서는 이미 아마존을 포함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올 2분기에도 광고가 포함되는 아마존의 기타 부문 매출은 87% 증가한 79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새로운 반독점 규제 정책 등장 여부도 관심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형 IT기업테크)(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다. 그는 빅테크에 대해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착취"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반독점 인사들도 속속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마존 킬러'로 불리는 리나 칸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새로운 위원장으로 취임했고 '구글의 오랜 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조너선 캔터가 법무부 반독점국장으로 지명받았다. 정보기술(IT) 기업 비판론자인 팀 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대통령 특별고문까지 반독점 핵심 인사 3인방이 꾸려졌다.

구글은 이미 미국 법무부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구글이 애플 등의 스마트폰과 기타 디바이스들에 자사의 검색 앱을 기본으로 깔게 해 이익을 독점했다는 이유로 반독점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에서는 플로리다, 텍사스 등 11개 주도 동참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미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업체들과 특별 합의를 맺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구글이 막대한 광고 수입을 누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하원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규제 5개 법안이 민주당과 공화당 공동으로 발의됐다. 이 법안에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이 해당된다.

이 중 플랫폼 독점 종식법에서는 이해관계 상충 행위가 발생하면 당국이 회사를 분할하거나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구글에서 유튜브 영상이 우선순위로 검색된다면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를 강제로 분할하거나 매각 조치할 수 있게 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과거 빅테크 기업 규제에 실패한 이유를 진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인사행정, 법안 발의 등 모든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 간 기업이 일방적으로 반독점 소송으로부터 승리하던 추세와 다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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