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판매 열올리던 e커머스, 먹튀 논란엔 '남일'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8.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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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논란 일자…거래 중개한 e커머스에도 비판 솟구쳐

머지포인트머지포인트


20%의 할인 혜택으로 인기를 끌던 충전형 모바일 바우처 머지포인트가 돌연 판매를 중단하고 서비스를 축소하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머지포인트 판매에 적극적이던 e커머스 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거래 중개 사업자로 법적인 책임은 없다지만 e커머스를 믿고 머지포인트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많은 만큼 윤리적 비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위메프, 티몬, 11번가, 롯데온, 옥션, 지마켓, 인터파크 등 주요 e커머스사에 머지포인트 관련 고객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사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머지포인트 관련 CS(고객만족) 응대를 어떻게 해야할지 방침을 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1일 오후부터 불거진 '머지플러스 먹튀 논란' 때문이다. 앞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오후 공지를 통해 "머지플러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적법한 서비스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고 밝혔다.

또 머지머니는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고, 머지플러스 서비스는 일시 중단한다고 했다. 이어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서둘러 행정·절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 내에 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의 영업을 해 논란이 됐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고 난 후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공지된 머지포인트 대표자 편지 /사진=머지포인트 11일 오후 공지된 머지포인트 대표자 편지 /사진=머지포인트
더불어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겐 구입한 머지머니와 머지플러스 구독료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순차적으로 환불해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급격히 줄어든 제휴 사용처에 대한 불만, 머지포인트 파산에 대한 우려 등 때문에 환불을 요구하는 요청이 쏟아지면서, 환불 처리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머지포인트의 cs 응대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고객들은 머지포인트 상품을 판매했던 e커머스 플랫폼사로 방향을 틀어 항의하고 있다. 해당 e커머스에서 구매를 했는데 상품 사용에 문제가 있으니 환불해달라는 요청이다. 하지만 각 e커머스사들은 처음부터 공지한 규정대로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즉 당초에 판매시 공지했듯 머지머니, 머지플러스 구독권 등의 상품을 사용하기 위해 머지포인트 앱에 바우처코드를 등록했을 경우 해당 상품은 e커머스사의 권한을 떠났기 때문에 환불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는 각 e커머스에서 환불을 진행해준다.

만일 많은 사용자들의 우려대로 머지포인트가 파산 등의 사유로 환불 절차에 실패하고 사용자들이 머지플러스에 지불한 머지머니, 머지플러스 등을 잃더라도, 법적으로 e커머스사가 져야할 책임은 없다. 중개만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각사들은 머지포인트 판매시 상품정보란에 "당사는 통신판매중개자로서 거래 당사자가 아니며 본 상품, 거래정보 및 거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해둔 바 있다.
한 e커머스의 머지포인트 판매 상품 컷 한 e커머스의 머지포인트 판매 상품 컷
그럼에도 각 e커머스사가 도의적 비판을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각 e커머스들은 지난 2년간 머지포인트 상품을 홈페이지나 앱 상단에 띄우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머지포인트는 상품권의 일종으로 거래가 늘 경우 각 e커머스사의 실적(거래액) 규모를 키워주기 때문이었다. 또 머지포인트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머지포인트를 판매할 경우 해당 e커머스에 신규고객이 늘어나는 등 톡톡한 효과를 봤다.

이에 따라 현재 각 e커머스사가 판매했던 상품 문의게시판에는 e커머스 업체를 향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실사용을 위해 머지포인트 앱에 바우처코드 등록을 완료한 이들이다. 고객 A씨는 "등록을 했든 아니든 환불해달라"며 "e커머스가 업체 확인을 제대로 하고 팔았어한다"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고객 B씨는 "e커머스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머지포인트 상품이 올라올 때마다 '푸쉬 알람'을 보내고 열렬히 홍보하며 판매했던 데 대한 책임을 져라"라고 적었다.


당분간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누적 회원은 100만명이 넘었고, 시중에 유통된 머지포인트 발행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한 논란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플랫폼에 법적인 책임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한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e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은 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들을 향해 '최종 사업자에게 가서 책임을 물으라고'만 응대하는데, 이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들은 플랫폼을 믿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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