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마지막 임단협도 결렬…사상 첫 파업 임박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1.08.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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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훈남./사진=김훈남.


HMM 노사의 4차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이 결국 불발됐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HMM에 파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물류대란마저 예상된다.

HMM 해상노동조합은 11일 4차 임금협상이 결렬됐으며,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사측의 외부 컨설팅 결과 수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원안을 제시해 노사간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회사 측에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4시쯤 쟁의 조정 회의 신청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협상에서 사측은 임금 인상 5.5%와 격려금 100%, 하반기 추가 격려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급여 정상화와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 지급, 생수비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번 4차 협상에서도 양측은 원안을 제시하는 등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결국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운업 불황으로 HMM 직원들의 임금은 최대 8년간 동결돼 왔다. 평균 연봉은 약 6900만원으로 현대글로비스나 팬오션 등 다른 해운사보다 약 2000만원 낮다.

노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진만큼 급여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HM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93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5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대로 노조 측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의견차가 4차 협상에서도 좁혀지지 않으며 공은 중앙노동위원회(중앙)로 넘어갔다. 앞서 사무직 중심의 육상노조는 지난달 30일 교섭 중지를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냈다.


중노위 조정마저 불발로 끝나면 HMM 해원·육상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양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노위 조정은 통상 2주 정도 걸려 이르면 이달 내로 HMM의 사상 첫 파업이 가능한 셈이다.

파업이 발생하면 물류대란은 물론, 향후 국내 해운사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미 수출 선박이 부족한 상황서 선원 중심의 해운노조가 파업의 일환으로 선박 운영을 거부하면 물류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파산할 때 월마트 쪽에서 신뢰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 해운사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며 "(파업시)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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