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블랙위도우" 살아나는 영화관에…유통가도 '활짝'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8.11 14:40
글자크기

지난 2분기, 3대 영화관 실적 모두 개선…영화관 '앵커시설'로 활용하는 유통가도 '모객 기대감'↑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블랙 위도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올해 개봉 영화 중 최단 속도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 주 주말인 9일부터 11일까지 98만4150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136만,694명으로 올해 최단기간인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블랙 위도우’의 광고판을 바라보 있다. 2021.7.12/뉴스1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블랙 위도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올해 개봉 영화 중 최단 속도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 주 주말인 9일부터 11일까지 98만4150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136만,694명으로 올해 최단기간인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블랙 위도우’의 광고판을 바라보 있다. 2021.7.12/뉴스1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발길이 뚝 끊겼던 영화관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유례없는 폭염에 연이은 할리우드 인기 대작 개봉이 겹치면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다시 늘어난 것이다. 영화관을 앵커 시설(고객을 유인하는 시설)로 사용해왔던 유통가도 '영화관의 부활'을 반기는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3대 영화관 사업자는 매출이 늘고 적자 규모가 주는 등 실적이 모두 크게 개선됐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CJ CGV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573억원으로 전년(1305억원) 대비 적자 폭이 감소했고, 매출액은 1617억원으로 전년비 288.71% 늘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2분기 영업손실 360억원으로 전년(510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였고, 매출액은 430억원으로 전년비 36.6% 늘었다. 제이콘텐트리 연결기준 극장 부문(메가박스)은 2분기 영업손실 178억원으로 전년(223억원) 대비 적자를 축소했고, 매출액은 231억원으로 전년비 84.8%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크루엘라' 등 할리우드 대작이 연달아 개봉한 데 따른 효과다. 각각 누적 관객수 229만명, 198만명을 동원했다. 특히 CGV의 관객 분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를 보러 온 관객 10명 중 3.2명은 지난 1년간 한번도 극장을 찾지 않았던 이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발길을 끊었던 이들이 다시금 영화관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관 사업자들은 올 3분기에는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개봉한 '블랙위도우'가 누적 281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해 최대 흥행작으로 자리했고, 지난 7월 말 개봉한 국내 영화 '모가디슈' 역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관 흥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해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점도 영화관엔 호재다. CGV관계자는 "3분기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주말인 7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2021.03.0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주말인 7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2021.03.07. [email protected]
영화관의 부활 조짐에 유통가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 자회사 롯데컬처웍스의 실적이 롯데쇼핑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롯데컬처웍스의 실적은 롯데쇼핑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전년비 8.8% 감소한 매출액 16조762억원, 영업이익은 19.1% 줄어든 3461억원을 기록했는데, 여기엔 지난해 컬처웍스의 부진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국내 영화 시장 객수가 84.7% 감소하면서 매출액이 65.5%감소하고 적자로 전환(영업손실 160억원)한 영향이 컸다.

나아가 영화관 회복은 유통업체들의 집객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 그동안 복합쇼핑몰, 백화점, 대형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들은 영화관을 앵커시설로 유치해왔는데, 코로나19로 영화관들이 어려워지면서 유통가도 집객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컨대 대규모 영화관이 들어선 한 복합쇼핑몰은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해 1월 대비 지난해 3월 쇼핑몰 입차량이 약 40% 감소했다. 이 쇼핑몰 관계자는 "영화관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쇄 피해가 왔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 동탄점 프리미엄 상영관 내부/사진=롯데컬처웍스 제공롯데시네마 동탄점 프리미엄 상영관 내부/사진=롯데컬처웍스 제공
새로 오픈을 앞둔 신규 백화점들도 영화관 회복세에 기대감을 걸고 대규모 영화관을 유치했다. 오는 20일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7개관 1157석 규모로 롯데시네마가 들어선다. 이중 3개관은 스페셜관으로 꾸며진다. 오는 27일 문을 여는 대전신세계도 메가박스가 7개관 943석 규모로 문을 여는데, 돌비관과 부티크 스위트관 등을 갖췄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최근 각 업체들이 F&B(식음료) 매장 다양화, 체험시설 강화 등으로 모객에 힘쓰고 있다"면서도 "영화관의 집객 효과가 큰 건 사실이기에, 영화관 인기 회복은 유통업체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