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도세에 3240선…나흘 연속 하락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8.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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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23p(0.53%) 내린 3,243.19를 나타내고 있다.(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23p(0.53%) 내린 3,243.19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240선으로 밀렸다. 조기 테이퍼링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외국인이 6000억원이 넘는 순매도에 나선 영향이다. 코스닥은 지난 4일 이후 첫 하락하면서 연고점 행진을 마쳤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23포인트(0.53%) 내린 3243.19로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 이후 별다른 반등 없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장중 3230선까지 밀렸다. 지난 5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78억원, 3879억원으로 동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1조548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달 9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날 하락 종목은 647개로 상승 종목(214개)의 3배가 넘을 정도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11일 미국 7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의약품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800 -1.37%)는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식약처 승인 소식에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결국 상한가에 500원 못 미친 29.89%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SK케미칼 (55,500원 ▼1,500 -2.63%)(14.79%)과 SK케미칼우 (25,950원 ▼300 -1.14%)(26.11%)도 함께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 역시 4.18%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1.60%),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3.02%), 기아 (110,400원 ▼1,800 -1.60%)(-2.32%),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2.17%), LG전자 (91,200원 ▼1,400 -1.51%)(-2.17%) 등 대부분 부진했다. 삼성SDI (401,000원 ▼4,500 -1.11%)(2.83%), LG화학 (370,500원 ▼8,000 -2.11%)(0.71%),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0.83%) 등 2차전지주 위주로 선방했다.


카카오뱅크 (23,750원 ▼300 -1.25%)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장 3거래일 만에 9% 하락했다. 시가총액 33조9222억원으로 셀트리온, 기아에 밀려 코스피 11위(우선주 제외)로 쳐졌다.

크래프톤 (254,000원 ▼6,000 -2.31%)은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공모가 대비 약 9% 하락한 45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종가 기준 시가총액 22조1997억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 자리는 차지했다.

연고점 행진을 벌이던 코스닥도 지난 3일 이후 첫 하락했다. 전날보다 7.93p(0.75%) 내린 1052.07로 마감했다. 개인이 2310억원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95억원, 104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5원 오른 1149.8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1150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에 이어 외국인 매도 압력이 확대되고 미국의 테이퍼링 조기 시행 전망이 나오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기 테이퍼링 이슈가 주로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보스턴 연은 총재가 조기 테이퍼링을 촉구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졌다.

이경민 팀장은 "미국 7월 고용 서프라이즈 이후 연준 위원들의 조기 테이퍼링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5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던 원화 약세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만큼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급작스러운 정책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는 11일 발표되는 7월 미국 CPI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박광남 연구원은 "주요 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 등 매파적 발언을 통해 경기 가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다만 중고차 지수, 원자재 가격, 평균 주택 매매가격 하락 등 인플레이션 요인의 단기 고점 징후도 나타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팀장은 "예상보다 물가 레벨이 낮다면 조기 테이퍼링 이슈는 다소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투자 심리와 수급적 불안에 의한 변동성 확대는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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