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나리오' 나왔다…증권가가 콕 찍은 저탄소 수혜주는?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면서 탄소중립 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미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도 탄소국경세 도입에 나서는 등 친환경 산업에 박차를 가한 상황이다. 탄소중립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향후 수혜 업종과 수혜주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사례를 국내 실정에 맞춰 3가지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발전 분야에서 화력을 없애거나 크게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70%대로 늘리는 한편 원전의 비중은 6∼7% 수준으로 낮추는 그림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체계를 최대한 활용하고 기술발전과 원료·연료 전환을 가정한 1안 △기술발전, 원료·연료 전환에 더해 화석발전을 줄이는 등 추가감축 2안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활용되는 수소를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로 전량 전환하는 3안이다.

1안에 따른 탄소순배출량은 2540만톤, 2안은 1870만톤이다. 가장 급진적인 3안은 탄소배출량은 0으로 만드는 것을 가정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10월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탄소 중립에 속도가 붙으면서 투자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환경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세부 이행계획에 이어 전통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도 각양각색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소비가 대폭 감소하는 반면 신재생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전체 전력 에너지 발전량 대비 56.6%~70.8%로 늘고 원자력은 6~7% 수준에 그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재 기술력을 고려하지 않은 구상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정책적 흐름에 따른 자금 유입은 어느 정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탄소중립으로 가야 하는데 막히는 곳이 어딘지가 투자 판단에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며 "석탄발전 여부와 신재생에너지 등 전환,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 그린수소가 가장 막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환경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 가 올 하반기 정책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풍력, 태양광 관련주인 삼강엠앤티 , 한화솔루션 , OCI (93,700원 0.00%) 등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투자안이 다수 포함된 미국 2차 인프라 패키지 논의가 9월 중순 본격화되고 국내 역시 11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NDC를 추가 상향해 오는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할 방침이다.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을 최소 76% 이상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초 발표했던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목표보다 더 빨라진 것이다. 앞서 EU에서도 수소충전소를 최소 150㎞ 간격으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 산업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소 트럭 생산 능력을 보유한 현대차 와 수소연료 전지모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두산퓨얼셀 , 상아프론테크 (22,100원 0.00%) 등도 수소 산업의 수혜주로 꼽힌다.

이밖에 탄소배출권 판매사업을 하는 휴켐스 , 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제조기술을 보유한 두산중공업 , 환경오염 방지 관련 소재·설비 생산업체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탄소중립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