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 이틀만에 '시총 9위'…증권가 반응 보니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8.1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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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일반공모 청약이 시작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거쳐 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카카오뱅크의 일반공모 청약이 시작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거쳐 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카카오뱅크 (23,850원 ▲650 +2.80%)가 공모가 대비 2배 넘게 뛰었다. 상장 이틀만이다. 시총 순위 9위에 올랐다. 시장의 눈길은 우려쪽이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주들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재 주가는 과열 수준이라는 시각이다.



카카오뱅크가 오는 15일, 2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 이를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12.46% 오른 7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이틀만에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두배 이상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장중 27.7% 급등하며 8만9100원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코스피시장 거래비중도 11.66%로 1위였다.



시총은 37조3000억원으로 코스피시장 9위(삼성전자우 제외)다. 시총 8위인 현대차(47조2200억원)와 약 10조원 차이다. 10위는 셀트리온(36조7000억원), 11위는 기아(34조9400억원)다.

카카오뱅크는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지난 6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숨에 '금융 대장주'에 올랐다.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KB금융(22조400억원, 19위)과 신한지주(20조2000억원, 21위)를 합한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카카오뱅크 열풍 속 적정 밸류에이션을 두고 시장은 고심한다. 막강한 플랫폼을 이용해 흑자전환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제 막 실적이 가시화돼 이익 성장 궤도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전에 이미 제시했던 목표주가 6만4000원을 유지한다"며 "이는 PBR(주가순자산비율) 5.5배로 다른 은행들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장 첫날 주가가 폭등하면서 목표주가를 이미 웃돌고 있지만 기업 가치를 조정할만한 요인이 없어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고 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종가 기준 PBR은 6배를 웃돌고 올해 예상순이익이 2000억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PER(주가순익비율)은 150배를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27조원이 적정 시총이 된다"며 "시총이 34조원을 웃돌면 기존 금융주 대비 150% 이상 고평가되는 구간으로 다소 과하다"고 판단했다.

전 연구원은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려면 현재 약 1300만명인 카카오뱅크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금융권과 차별된 사업구조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관망하는 증권사들도 많다. 한 애널리스트는 "IPO 전 카카오뱅크의 입장을 직접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오는 15일 공식 실적 발표를 지켜보고 목표주가 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첫날 카카오뱅크를 사모았던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차익 매물을 내놓았다. 지난 6일에는 외국인이 2254억원, 기관이 996억원 순매수, 개인은 303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이날 외국인은 440억원, 기관은 191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693억원을 사모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경우 코스피200지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을 감안해 매수에 나섰으나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MSCI는 카카오뱅크를 조기 편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MSCI에서 적용하는 유동비율이 11%로 낮은 편이라 시장 예상보다는 작은 비율로 편입하게 될 예정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비율과 지난주 종가 6만98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카카오뱅크의 EM(신흥국시장) 내 비중은 0.04%로 약 2000억원이 유입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카카오뱅크의 지수 편입 시점은 오는 20일 장마감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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