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모바일도 해야 하는데 수수료는 오르고…'위기의 홈쇼핑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1.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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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방·모바일도 해야 하는데 수수료는 오르고…'위기의 홈쇼핑


CJ온스타일(CJ ENM 커머스 부문), GS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들의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유통업계 트렌드 변화로 모바일이나 라이브커머스(라방) 등 신규 채널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은 늘고 있지만 본 궤도에 오르지는 않아서다. 기존 주력 사업인 TV쇼핑 판매는 정체 상태지만 송출 수수료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로 지난해 4분기 13%, 지난 1분기 10%에 이어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전체 취급액(판매액)은 9493억원으로 2.3% 감소했다. 모바일 전환에 집중하면서 TV 취급고가 8.6%나 줄어든 영향이다.

GS홈쇼핑(별도)은 영업이익이 317억원으로 23.6% 감소했다. 전체 취급액은 1조1772억원으로 3.8% 늘었다. T커머스 채널 성장으로 TV쇼핑 부문이 7.4% 성장했지만 송출 수수료와 마케팅비, 합병 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롯데홈쇼핑 역시 영업이익이 18.1% 줄어든 310억원을 기록했다. 취급고는 4.6% 늘었지만 송출 수수료가 전년비 31억원 늘었고 판관비, IT운영비 등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같은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TV쇼핑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홈쇼핑 업체들이 e커머스 무한 경쟁에 나서며 모바일, 온라인 전환을 위한 투자와 마케팅 확대하기 위한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모바일, 온라인 등 디지털부문의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 성격 상 당장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그렇다고 비중이 줄어드는 TV쇼핑 부분의 비용을 축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T커머스 등 채널이 늘어나면서 유료방송 채널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송출 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20% 안팎으로 수수료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촐 수수료는 2조234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고 홈쇼핑사들의 방송 매출액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1%에 이르렀다. 매출이 정체된 상태에서도 수수료 비용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도한 수수료 체계에 대한 문제제기에 따라 송출수수료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간 계약인데다 양 측의 입장차이가 커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경쟁입찰 등 수수료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홈쇼핑 업계에 전달했지만 업계에서 반발하며 반대의견을 명확히 하면서 보류된 상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며 성장을 꾀하고 있지만 해마다 송출 수수료가 지나치게 올라가 부담이 심하다"며 "그렇다고 TV 채널을 포기하기에는 당장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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