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통신]카카오 어떻게 들어왔냐고요? 멀티프로필 개발자의 입사 '꿀팁'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8.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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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혁신을 이끄는 '네카라쿠배' 등 IT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취업 꿀팁부터 서비스 출시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합니다.

카카오의 이동근 개발자 / 사진제공=카카오카카오의 이동근 개발자 / 사진제공=카카오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

이보다 카카오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45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부터 은행, 택시, 웹툰 등 무한 확장을 거듭하는 카카오는 말 그대로 '국민 기업'이 됐다. 매년 반복되는 설문에서 카카오는 취업준비생들의 '워너비'(Wanna be) 기업으로 빠지질 않는다.

모두가 가고 싶지만, 누구나 갈 수 없는 카카오. 이 가운데서도 연초 IT(정보기술) 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를 이끌었던 개발자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간다. 문과 출신에 멀쩡히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도, 회사를 박차고 나와 개발에 뛰어들 정도다.



도대체 어떤 준비를 해야 카카오의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카톡의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작인 '멀티프로필'의 백엔드(Back-end) 개발을 담당했던 이동근 개발자(29)를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입사 3년 차인 이 개발자의 입을 통해 따끈따끈한 카카오 취업 꿀팁을 공개한다.

친척들도 말렸던 개발자, 멀티프로필로 친구들 연락받아 '뿌듯'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백엔드(Back-end) 개발을 맡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어떤 앱이 돌아간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프론트엔드(Front-end)를 생각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보고 있는 화면은 프론트엔드, 그 이면의 개발은 백엔드로 이해하면 된다. 서비스 배경에 정보를 저장하고 서버를 돌아가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백엔드 개발이다.

-최근에 했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나?

▶카톡 멀티프로필 개발에 참여했다. 전 국민이 카톡을 쓰는데 모든 사람에게 프로필을 보여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초중순부터 세부적인 기획이 시작됐다. 기획자들이 구상을 해오면 서버나 앱의 구조적 한계를 설명하고, 다른 구현 방법을 논의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규격을 맞추면서 완성해 나갔다.


-어떤 계기로 개발자가 됐나?

▶처음에는 외삼촌들이 개발을 하셔서, 그런 걸 보고 그냥 멋있어 보였다. 고등학교 때 기회가 있어서 수업을 들었는데 재미있길래,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근데 당시는 컴퓨터공학이 인기가 없었다. 외삼촌들이 '차라리 다른 일을 하라'며 말리기도 했다.(한국은 2000년대 초반 IT 버블이 꺼지고 낮은 처우와 혹사 논란이 일며 '개발자의 종착지는 치킨집'이라는 기피 현상이 일었다) 멀티프로필처럼 출시된 서비스를 보고 연락이 올 때면 보람도 느끼고 뿌듯했다.

서류 검토 '최소화'…대신 '개발 역량'으로 판단하는 카카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게임사에서 했던 인턴을 제외하고는 카카오가 첫 직장이다. 군대에서 웹서비스를 개발했던 경험이 도움됐던 것 같다. 특별한 스펙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고, 따로 수상 경력도 없다. 군대에서 장교로 근무하면서 선후배들이랑 했던 프로젝트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카카오를 염두에 두고 경력을 쌓았던건가.

▶네카라(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 특히 카카오를 많이 생각하긴 했다. 타사도 지원했지만 서류에서 떨어진 경우도 많았다. 정보가 없는 게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공부하는 범위도 넓었고, 설계에 있어 문제집이나 해답집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친구들과 스터디를 많이 하고 네이버나 배달의민족 이런 곳에 있는 테크 블로그에 개발자 경험담들이 있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카카오 개발자 채용의 특이점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서류에서 필터링을 안 한다. 자격증이나 어떤 점수가 모자라서 떨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코딩테스트를 통해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면접은 두 번 봤는데, 1차에서는 기술적인 것을 물어보고 2차에서는 인성면접을 했다. 인성에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는데도 다 이해해주셨다. 제일 열려 있는 회사라고 느꼈던 부분은 타사 면접과 일정이 겹쳤는데, 면접관님들이 본인들 휴식시간을 빼면서 일정을 조정해 주셨던 부분이다.

학교와 회사는 달라,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한 개발 고민했으면
-후배 개발자가 되려면 어떤 것들을 좀 공부해야 할까?
▶카카오의 테크 블로그가 있다. 거기에 지난 채용시험에 나왔던 문제와 해설을 공개하고 있다. 그걸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조언한다면 학교에서는 보통 사용자를 1명이라고 가정하고 설계를 하고 프로젝트를 한다. 근데 회사에 와서는 사용자가 수천~수백만명일때가 많아서 서버 하나로만 할 수 없다. 이런 분산환경에 대한 공부나 테스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카카오의 개발자로서 어려운 부분은 없나?
▶개발자들 저마다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만, 카카오의 경우 대국민 서비스 다 보니 민감도가 높다. 카톡에서 뭐가 안되면 연락이 개인적으로도 많이 온다. 서비스에 대한 예민함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은행은 명절에 영업을 안 한다고 공지할 수 있지만, 카톡은 전세계에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정기점검 개념이 없다. 문제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카오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에게, 카카오의 자랑을 한다면?
▶꿈의 기업까지는 아니지만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전사 자율출퇴근이어서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회사를 다니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만 하면 휴가도 편하게 쓸 수 있고, 경조사 대응도 잘 돼 있다. 카카오에서는 20년 이상 연차가 있는 분들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은 경우가 없다. 전반적으로 수평적인 문화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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