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바로 이것이 한국 방문 이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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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당국 신한류 콘텐츠로 잠재 방한관광 수요 공략 시작…IT기술 접목한 스마트관광 인프라로 차별화 꾀해

"코로나 끝나면 바로 이것이 한국 방문 이끈다"


#. 일본 후쿠오카 번화가 텐진에선 한국문화 체험공간 '터치더케이(Touch the K)'가 1020 젊은세대가 모이는 명소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가 화장품과 전통공예 등 한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한국관광체험존인데 홍대, 강남 등 서울에 있는 듯한 분위기로 인기다.



공사 관계자는 "K팝·뷰티 등 한류에 익숙한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한국여행을 하는 기분을 내는 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인기"라며 "향후 해외여행 재개 시 한국을 선택할 수 있게 여행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쓰나미에 침체된 글로벌 관광시장이 차츰 회복 준비에 돌입하며 잠재 여행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 보릿고개'를 나고 있는 한국 관광산업도 트래블버블(TravelBubble·비격리여행권역)을 기점으로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유치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K-한류와 디지털 시프트 전략이 '포스트 코로나' 관광활로로 떠올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방한관광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공사 일본지사가 지난달 도쿄 올림픽으로 들뜬 분위기에 맞춰 한류관광 체험존 터치더케이 문을 열었고, 현지 중·고교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랜선 한국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사 홍콩지사도 아시아나항공 등과 함께 시내 대형 쇼핑몰에 제주도를 테마로 한 한국여행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잠재 방한 관광수요 공략을 위해 만든 한국관광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유튜브 등 SNS에서만 2억뷰 이상 조회되며 아시아권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다.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잠재 방한 관광수요 공략을 위해 만든 한국관광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유튜브 등 SNS에서만 2억뷰 이상 조회되며 아시아권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실질적인 여행수요는 '제로(0)'지만 내년부터 여행시장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비에 나선 것이다. 관광산업 침체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만큼,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한국은 관광산업 위축으로 최소 2.7%의 GDP(국내총생산) 손실이 예상, 주요 22개국 중 경제적 손실이 6번째로 크다.

잠재 방한관광 수요층 공략을 위한 키워드는 한류 콘텐츠다. 코로나 이전 국내 인바운드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과 중화권(중국·대만·홍콩), 동남아가 최우선 타깃인데, 특히 이 지역이 한류 열풍이 강하단 점에서 K-콘텐츠가 먹힐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홍콩에서 진행 중인 한국여행 캠페인에는 코로나 상황에도 6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인기다. 공사 관계자는 "신(新)한류 콘텐츠로 각광 받는 드라마나 연극·공연, 웹툰까지 활용해 한국방문 열의가 높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가 제주관광공사,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지난달부터 홍콩 현지에서 진행 중인 한국관광 캠페인에서 방문객이 VR 기기로 제주 관광지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가 제주관광공사,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지난달부터 홍콩 현지에서 진행 중인 한국관광 캠페인에서 방문객이 VR 기기로 제주 관광지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관광도 '포스트 코로나' 비전으로 주목 받는다. 문체부는 공사, 인천시와 88억원을 들여 지난달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지인 개항장 일대를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실감기술을 적용한 스마트관광지로 조성했다. 방한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인프라를 구축했다. 문체부는 2025년까지 25개 스마트관광도시를 만든단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야놀자를 비롯, 국내 IT기반 '트래블테크'들도 한국 관광산업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길에 국내 여행벤처 '트립비토즈'가 동행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단 해석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럽 등 관광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오프라인 관광콘텐츠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콘텐츠로 만회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 자체로 놓고 보면 오래 전부터 관광산업을 키우고 유적지나 명소가 많은 관광선진국에 경쟁력이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류나 IT기술 등 무형적인 자산이 많다"며 "이를 활용하면 국내 관광시장도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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