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 못가니…항공업계 "호텔에 마일리지 쓰세요"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9일째 네자릿수를 기록한 25일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가족과 친구, 연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07.25. [email protected]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 마일리지 기간이 소진돼는 고객들이 많아 항공사들의 고민이 깊다. 업계는 최초로 마일리지·현금 항공권 동시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각종 호텔과 제휴해 사용처를 늘리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월 업계 최초로 마일리지와 현금을 항공권 예약에 동시에 쓸 수 있는 '복합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마일리지는 '보너스 항공권'으로만 예약이 가능해 마일리지가 모자란 경우 아예 사용할 수 없었다.

대한항공의 '캐시 앤 마일즈(마일리지 복합결제)' 서비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시범운영된다. 일반 항공권 구매 시 최소 500마일리지부터 운임의 20%(세금, 유류할증료 제외)까지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편으로 판매 및 운항되는 편도/왕복 여정에 대해 원화 결제 시 이용 가능하다.

마일리지 활용처를 더 확대하기 위해 네이버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과 네이버는 지난달 21일부터 마일리지 제휴를 시작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월 구독형 유료 멤버십으로 네이버에서 쇼핑 시 네이버페이 최대 5% 포인트가 추가 적립되고 네이버 웹툰 쿠키, 티빙 방송 VOD 무제한 이용권 등의 디지털 콘텐츠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와 모바일 내 '마일리지 몰' 메뉴에서 본인의 네이버 ID를 입력하고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600 마일리지를 차감하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이 발급된다. 양사는 반대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마일리지로 호텔 예약, 장보기까지 가능…"사용처 더 확대될 것"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워커힐'이 2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객 수가 급감하자 한 달 동안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 워커힐은 그랜드 워커힐 서울 객실 이용을 예약한 고객들에게 비스타 워커힐 서울 객실로 예약 변경을 돕고 취소 시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워커힐은 '그랜드 워커힐', '비스타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세 곳으로 구성됐다. 2020.3.23/뉴스1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호캉스, 워캉스(워크+바캉스)가 인기를 끌자 주요 호텔들과 제휴에 나섰다. 마일리지를 통해 호텔을 자유롭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한 건데, 지난 3~4월에는 신라호텔, 6~7월에는 워커힐호텔과 이벤트를 진행했다. 두 호텔 모두 특정 날짜는 이벤트를 시작하자마자 만실이 되는 등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아예 마일리지로 장을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위클리 딜즈'는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상품들을 매주 새롭게 구성해 회원들에게 선보이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이다.

△커피 △치킨 △베이커리 △음악감상 이용권 △LTE데이터 쿠폰 등 실생활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활용도가 높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기에 힘입어 PC로만 이용가능했던 위클리 딜즈를 모바일 앱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오픈 이벤트로 실시한 50% 할인 제품 판매는 약 20분만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항공업계가 마일리지 사용 문턱을 낮추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더 길게 장기화되면서 사용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다. 두 항공사 모두 실제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계속 모셔와야하는 고객들인만큼 꾸준히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도입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영화관, 놀이공원 등을 더불어 기존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사용처까지 항공 마일리지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