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도 참전...토종 mRNA 백신 언제 나올까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1.08.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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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도 참전...토종 mRNA 백신 언제 나올까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계속되자, 이스라엘을 포함해 코로나19(COVID-19) 백신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했던 국가들이 2차 접종 후 3차 접종을 의미하는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수급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국산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산 백신을 개발하면 백신 주권을 확보할 수 있고 코로나19 이후 발생할 신종 감염병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191,200원 ▲7,400 +4.03%)은 코로나19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개발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미국 트라이링크바이오테크놀로지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mRNA 플랫폼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트라이링크가 공정 기술을 제공하고 셀트리온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mRNA 백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추후에는 코로나19 외 다른 질환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에 성공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사람에게 주사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게 작동한다. 세포 안에 mRNA를 주입해 바이러스에 대응할 항원을 만들도록 한다.

직접 감염원을 다루지 않아 안전성이 높고, 일단 기술을 확보하면 소규모 시설에서 저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mRNA가 쉽게 분해되는 민감한 물질이라 보관과 유통이 까다롭다. 영하 20~70도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이번에 처음 상용화된 만큼 기술 개발에 난이도가 높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국내 mRNA 백신 개발은 아직 상용화를 언급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개발중인 업체 중에는 큐라티스가 가장 빠른 단계다.

큐라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QTP104'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아이진은 'EG-COVID'으로 임상 1·2a상 계획을 신청한 후 식약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미약품 (333,000원 ▼9,000 -2.63%)·GC녹십자 (121,300원 ▼3,900 -3.12%)·에스티팜 (88,800원 ▼1,600 -1.77%)은 mRNA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K-mRNA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에스티팜이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한미약품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pDNA(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향후 완제 생산을 맡게 된다.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1억 도즈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업체들이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백신 주권 확보가 가능하다. 모더나는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며 지난달 국내 공급 백신 도입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개발 mRNA 백신이 나오면 국내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변이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 기술 주권이 중요하다"며 "기술 자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문제가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부스터샷을 도입하는 국가가 늘면서 국내 공급 차질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헝가리, 터키, 독일, 영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 부스터샷이 도입되고 있다. 부스터샷은 2회 접종을 완료한 후 접종자들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계속 이어지는 것에 대한 대책이다.

높은 비용도 장벽이 될 수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임상 3상에서 안전성이 높게 나타나면서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 이상 올렸다.

국산 mRNA 백신을 개발하면 당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신종 감염병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mRNA 백신은 기술 개발 진입 장벽이 높지만 플랫폼만 마련해두면 다른 질병이 유행할 때 항원의 염기서열만 갈아 끼워 후보물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외에 신종 감염병, 각종 암을 치료할 백신 개발에서 우위를 점할 수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RNA 백신 개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국내 업체들이 성공한다면 추후 신종 감염병 대응에도 유리해지고, 국내 업계가 큰 관문을 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mRNA 백신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화이자, 모더나처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허가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안전성,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산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접종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화이자, 모더나에 버금가는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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