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허들 결선에서 카르스텐 바르홀름(25·노르웨이)이 45초94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이 벤저민(24·미국)은 46초17의 기록으로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제공=로이터/뉴스1
지난 3일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허들 결선에서 카르스텐 바르홀름(25·노르웨이)이 45초94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이 벤저민(24·미국)은 46초17의 기록으로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이키는 운동화의 밑창과 깔창 사이의 중창을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으로 만든 고탄성 폼으로 제작했다. 기존 운동화 중창 소재는 지면을 밟을 때 필요한 에너지의 60%를 되돌려주는데 고탄성 폼은 이를 85%까지 늘렸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발바닥 중간(미들 풋)이 바닥에 닿으면서 가속을 하는데 나이키는 이 점을 감안해 미들 풋이 바닥에 닿는 순간 힘이 극대화되도록 창 중간에 뻣뻣한 탄소 섬유판을 끼웠다.
탄소섬유판은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밑창은 두꺼워졌지만 무게는 일반 운동화와 비슷하면서도 탄성이 올라간 것이다.
에어 줌 맥스 플라이 스파이크. /사진='나이키'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일 육상 여자 50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시판 하산(네덜란드)도 이 신발을 신었다. 베이퍼 플라이가 출시된 2016년 이후 남자 마라톤 50위권 주자들은 평균 2% 정도 경기력이 향상됐으며 그중 많은 부분이 탄소섬유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나이키의 성공 이후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다른 제조사들도 잇따라 탄성소재와 탄소섬유판을 적용한 운동화 개발에 나섰다. 과학자들은 운동화의 탄성이 지면을 차며 달려나갈 때 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준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측 야니스 핏실라디스 교수는 이 신발을 '기술 도핑'에 비유하면서 신발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세계육상연맹은 도로용 운동화의 밑창 두께를 40mm로, 탄소섬유판은 1장만 넣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만 나이키는 밑창 두께를 39mm로 맞춘 장거리 운동화 알파 줌 넥스트플라이%를 내놓으며 규정을 피해갔다.
세계육상연맹은 지난해 12월 트랙 스파이크도 800m 이하 단거리는 밑창 두께를 20mm로 제한하고 800m 이상 중장거리는 25mm로 규제하는 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메이카의 육상 선수였던 우사인 볼트 역시 첨단 러닝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19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운동화 제조사들이 육상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스파이크 운동화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기능성 운동화를 신지 않는 선수들에겐 점점 불공정한 경기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