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에 방역 U턴…이스라엘, 부스터샷에 실외 마스크까지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8.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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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COVID-19) 4차 유행 양상을 보이자 방역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복원하기로 했으며,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속도도 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AFP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3시간에 걸친 코로나19 관계 장관 회의 끝에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강화된 조치에는 실외 행사의 마스크 착용이 포함됐다. 오는 8일부터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실외 행사의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백신 미접종자의 공공장소 출입을 제한하는 '그린 패스' 제도도 확대 적용된다.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자, 감염 후 회복자,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자 등에게 발급하는 일종의 면역 증명서다. 이스라엘 정부는 실내외 100명 이상의 행사에서만 그린 패스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오는 20일부터 100명 미만의 행사, 즉 모든 모임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관공서와 공공사업장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의 비율을 50%로 축소하고, 민간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기로 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전파력이 매우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며 "인파를 피하고 지금 바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봉쇄 등 더 가혹한 제한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북부 하이파에서 모친 미르나 여사가 코로나19 부스터샷을 맞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AFP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북부 하이파에서 모친 미르나 여사가 코로나19 부스터샷을 맞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AFP
이번 조치는 최근 이스라엘 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진 데 따른 결정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전체 인구의 60%가량이 접종을 완료했다. 높은 접종률을 기록하면서 지난 4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방역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후 지난 6월 초 하루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덮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신규 확진자 1000명을 넘긴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38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신규 확진자 수가 4000명에 육박한 것은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이다. 중증환자 수도 늘고 있다. 전날 기준 중증환자는 221명으로 일주일 만에 66명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증환자 수가 10일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동시에 백신 접종에 힘을 쏟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시행했다. 지난달 중순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의학적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부스터샷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는 대상을 2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대 이상으로 넓혔다.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이 속도를 내면서 3일 기준 14만2000명이 추가 접종을 완료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날 모친의 부스터샷 접종 장소에 동행해 "3차 접종은 간단하게 면역력을 재충전하고 우리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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