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백신 패스 찍으세요"…뉴욕시 美 1호 의무화 도시 됐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8.04 09:54
글자크기

16일 시행…9월 13일부터 전면적 의무화

/사진=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유튜브/사진=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유튜브


뉴욕시가 미국 대도시 중 처음으로 실내시설 이용자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내놨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들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시는 미국에서 음식점, 체육관, 극장 등 다양한 실내 활동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최초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뉴욕시 내 실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해당 방침은 학교 개학 등이 이뤄지는 다음 달 13일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16일부터 9월 12일까지는 유예 기간으로 단속하지 않지만, 9월 13일부터는 시 당국이 규정 위반 단속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에 따라 뉴욕시 식당, 헬스장, 공연장 등에 들어가려면 종이로 된 증명서나 뉴욕주의 백신 접종 증명 애플리케이션(앱) '엑셀시어 패스'(Excelsior Pass) 등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야외 식사 등 실외 활동에 대해선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뉴욕시의 한 시민이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헬스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욕시는 이날 오는 16일부터 음식점, 체육관 등 실내시설을 이용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1.08.03 /사진=AFP뉴욕시의 한 시민이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헬스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욕시는 이날 오는 16일부터 음식점, 체육관 등 실내시설을 이용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1.08.03 /사진=AFP
드블라지오 시장은 "이제 사람들이 완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백신이 말 그대로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때가 됐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으면 모든 것이 열려 있겠지만, 접종하지 않으면 안타깝게도 많은 일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고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뉴욕시의 이번 방침은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도입한 '백신 패스'와 비슷한 조치다.


프랑스는 지난달 21일부터 극장, 박물관, 체육관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증명서를 제시하는 방침을 도입했다. 이탈리아도 이달 초부터 수영장, 극장, 실내 음식점 등을 출입하려면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 등을 증명하는 확인서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각국의 '백신 패스' 도입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의 '코로나19 독재'라며 반대하고 있다.

드블라지오 시장도 이를 인식한 듯 "모두가 이런(백신 접종 의무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행동으로 사람들을 보호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소속인 조셉 보렐리 뉴욕시의원은 이번 규정이 소규모 기업들을 짓밟고,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이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것을 막는 인종차별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NYT는 뉴욕시에 있는 레스토랑과 바(Bar)만 2만500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NYT는 드블라지오 시장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요구는 뉴욕시가 한때 확진자 수가 3만3000명 이상에 달하는 등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불리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시의 하루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13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6월의 약 6배이다. 2일 신규 감염 사례는 1267명에 달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고자 백신 접종자에게 1인당 100달러 상금을 주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뉴욕시의 성인 34%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