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터지는' 배터리 분리막 경쟁…日 도레이 기술력은?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8.0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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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충청북도 증평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에서 분리막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충청북도 증평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에서 분리막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SKIET


일본 도레이그룹이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연구개발에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차세대 리튬메탈배터리용 분리막 개발까지 로드맵을 그리고 실행 중이다. 최근 LG화학이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분리막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3일 일본 화학공업일보에 따르면 도레이는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두께를 기존 10μm(마이크로미터)에서 7μm까지 박막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2025년 상용화될 리튬메탈배터리를 목표로 무공형 분리막도 개발 중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원가에서 15~20%를 차지하는 4대 핵심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다. 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 접촉을 막아 단락을 방지하고, 이온이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중요하다.

분리막 업계에서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대응이다. 고객사인 배터리사들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활물질량을 증가시켜 보다 많은 전기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에 도레이는 분리막을 기존보다 30% 얇게 만들어 배터리 내부에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활물질량을 늘릴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



또 도레이는 리튬메탈배터리에 들어가는 무공형 분리막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리튬메탈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부피와 무게는 크게 줄이고 주행 거리는 2배 이상 낼 수 있다. 일부 배터리사들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리튬메탈배터리를 개발 중인데 도레이도 이에 맞춰 3~5년 내 시제품(prototype)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메탈배터리는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여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고, 분리막이 훼손되는 '덴드라이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도레이가 개발하는 제품은 내열성이 높은 아라미드를 적층해 이 현상을 억제한다.

도레이는 연내 헝가리 분리막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생산력을 지난해 대비 20% 늘리는 등 생산 증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생산이 본격화되면 도레이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연간 총 15억㎡(제곱미터)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레이는 LG화학과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합작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레이는 이미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트필름코리아(TBSK) 구미 공장에서 생산한 분리막을 LG화학에 납품하고 있다. 양사는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관련 특허도 일부 공동 보유하고 있다.

분리막 코팅 기술을 보유한 LG화학과 도레이가 손잡게 되면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점유율 1위(26.5%)인 SKIET(아이이테크놀로지)와 전면적으로 맞붙게 될 전망이다. 티어1 분리막 시장은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포드, 현대기아차 등 선두권 기업들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SKIET와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만 진입해있다.

SKIET는 이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기술은 선발주자인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종방향 및 횡방향으로 늘리는 정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축차연신 기술을 개발해 현재 4μm 두께로 분리막을 제작할 수 있다.

투자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SKIET는 지난 3월 폴란드에서 분리막 생산 공장 추가 건설을 위해 1조13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SKIET는 기존 폴란드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6억8000만㎡와 추가로 짓는 3·4공장의 4억3000만㎡을 합해 연간 총 15억4000만㎡의 분리막을 생산한다. SKIET는 중국 등 해외 추가 투자를 고려하면 오는 2024년 SKIET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27억3000만㎡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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