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밀어주는 바이오시밀러...셀트·삼바에피스 탄력받나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1.08.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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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밀어주는 바이오시밀러...셀트·삼바에피스 탄력받나


미국이 약값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밀어주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 시밀러 개발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마일란의 바이오시밀러 '셈글리'(Semglee)를 오리지널 의약품인 사노피 '란투스'(인슐린 글라진)와 교체 처방(Interchangeable)이 가능하다고 허가했다.



교체 처방 바이오시밀러로 지정되면 의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해도 약국에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해 처방할 수 있다. 그만큼 바이오 시밀러 처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셈글리를 시작으로 교체 처방 허가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전부터 바이오시밀러 교체 처방이 활발하게 이뤄진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대부분 이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셈글리 사례가 무거운 빗장을 푼 첫 단추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보수적인 미국 시장에서 빗장을 연 만큼, 이를 시작으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교체 처방 허가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수혜를 받을 국내 업체는 바이오시밀러 대표주자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등 총 3개 품목의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성분명 인플릭시맙)와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에티코보(성분명 에타너셉트), 히드라마(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4개 제품이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교체 처방 허가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수혜를 입고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지원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는 처방약의 가격을 낮추고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진 회사의 특허 남용을 억제하는 법안 등 4개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은 상원 본회의로 넘어간다. 이 법안에도 환자에게 저렴한 치료 옵션이 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이 바이오시밀러 밀어주기에 나선 것은 약가 때문이다. 미국은 의료보험이 기본적으로 민간 보험사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고 의료비 부담이 크다. 바이오시밀러 약값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5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비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활용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지원 강화는 당장 시장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심화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가장 빠르게 개발해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거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6년까지 특허독점권 만료가 예상되는 의약품에 대한 3세대 바이오시밀러 누적 시장 잠재력은 2020년 2900만 달러(323억 원)에서 연평균 139.4% 성장해 2026년 54억6000만 달러(6조1000억 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잠재력을 보고 국내 전통 제약사 뿐 아니라 암젠,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원천 특허를 가진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빠를 수밖에 없다.

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해 제3국에서도 경쟁에 참여하며 레드오션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격 경쟁을 하거나 개발 속도를 높여 시장에 빨리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과 가격 모두 잡을 수 있는 신속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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