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준석의 '데드라인'…"합당 협상은 9일까지"이 대표는 자신이 휴가를 떠나는 오는 9일을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봬도 버스 출발 전(8월 말 대선 경선 후보 등록)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반발 "전형적인 갑질…우리가 '가오'가 없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합당 시한을 정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갑질 사고"라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너무 기고만장한 거 아니냐' 이런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어 "이 대표가 정당 간 통합이라는 중요한 정치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본인 휴가를 결부시킨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며 "표현 방식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세로 봐서 우리가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체면)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거(가오)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것을 두고 "정말 말장난"이라며 "이 대표가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왜 본인 휴가하고 연동해서 장난하듯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 대표와 만난다 한들 합당에 대해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고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이 대표의 '시한 못 박기'를 비판하며 국민의당이 합당 조건으로 요구한 '당명 변경'에 대해 "당연히 제시할 수 있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당명 변경을) 합당의 필수조건으로 전제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안 대표가 합당 선언하게 된 배경은 외연 확장을 위해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도유권자들이 훨씬 많아졌다. 그런 분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빅 풀'이여야만 내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경선 끝나는 11월에 단일화할 만큼 힘 남아있겠나"국민의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도 국민의힘은 '협상 시한'을 계속 못 박으며 빠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KBS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을 향해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안 대표가 왜 이(합당) 문제를 자꾸 지지부진 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나는 오는 11월에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란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그때쯤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명을 바꾸자 이런 얘기까지 나와서 조금 당황스럽다"며 "(안 대표가) 저와 둘이 만나서도 합당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빨리하자고 다 구두 합의를 했다. 넘어야 할 특별한 과제도 없다고 확인했는데 자꾸 이런저런 다른 얘기들이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그냥 합당에 대해서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된다"며 국민의당의 분명한 답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현재 합당 과정을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언급한 안 대표에게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제발 저를 만나 실질적인 합당 관련 대화를 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