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선웨이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달(현지시간) 한 무장 군인이 이동통제명령(EMCO)이 강화된 주택가 밖을 지키고 있다. /AP=뉴시스
"글로벌 제조강국 이점 위협받는다"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국가는 서구사회보다 백신 접종 진행속도가 느려 델타 변이에 따른 최다 확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델타 변이 확산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해치고, '글로벌 제조 강국'으로서의 이점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공장이 가동 중이긴 하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의 봉쇄조치 탓에 원재료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하위지수인 신규수출주문지수가 47.7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미만이면 주문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한 수출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WSJ은 "이 지수가 국내외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중국 26개 이상의 도시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지난 6월 39.8%, 7월 29.6%로 각각 수출이 증가한 한국 역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공급망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중국과 유사한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WSJ은 예측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경제연구소 공동대표는 "설사 바이러스의 즉각적인 위협이 몇 달 안에 가라앉는다 하더라도 경제적 영향은 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공동묘지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로 숨진 친지의 묘지 앞에 앉아 흐느끼고 있다./AP=뉴시스
이들 국가 방역의 어려움은 국제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IHS마킷의 판징이 경제부소장은 "공급망 문제 악화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나쁜 징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 확진자 증가는 아시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 역시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일부 국가는 좀 더 오랫동안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테이퍼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해당 국가들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백신 접종만이 경제 회복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WSJ은 "올해 말 인구의 약 80%에게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이후에 여행 제한을 완화할 계획인 싱가포르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스티븐 코크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 통제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엄격하게 해야 하는지에 달려있다"며 "이동제한을 강화하지 않으려면 백신을 빠르고 광범위하게 접종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