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도 막는다" 與 "여성 혐오로 표 구걸"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21.08.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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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예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2/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예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2/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대상 강연에서 한 '페미니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윤 전 검찰총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저출산 문제의 원인에 대해 언급하며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되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안 된다. 출산 장려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 연장에 유리하고 이렇게 돼선 안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여성 혐오로 표를 구걸한다",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계시라" 등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야 말로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저출산의 원인이고, 페미니즘이 남녀간 건전한 교제를 막고 있다는 윤 후보의 말을 듣고 실소를 넘어 서글퍼진다"며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의 말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 그 시간에 차라리 언론노출을 줄이고, 제발 하시던 공부나 마무리 하셨으면 한다"며 "저출생 문제의 본질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대통령 후보가 오히려 패악질을 일삼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저출생 문제 관련한 편협한 사고가 걱정스럽다"며 "저출산 문제 중 하나로 페미니즘을 지목한 얄팍한 태도도, 그 부분에 대한 지적도 '그런 의견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또 '전언정치'를 실행한 것도 무책임하다. 말도 안 되는 회피정치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간 건전한 교제도 막고 저출산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그간의 설화 또한 단순한 실언으로 보기 어렵다"며 "윤 후보의 시대착오적 가치관이 노동, 인권, 젠더 등 각 분야마다 변주되어 드러나는 것 뿐"이라고 질타했다.

강민진 청년 정의당 대표도 "우리는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을 별로 원치 않는다"며 "건강한 페미 구분짓는 감별사를 자처하며 훈계하지 마시고, 여성들과 현실의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시라.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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