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훈련 취소요구…靑 "韓美, 여러상황 종합해 협의중"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08.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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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가운데 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트럭들이 주차돼 있다. 지난 1일 김 부부장이 이달 중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은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가운데 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트럭들이 주차돼 있다. 지난 1일 김 부부장이 이달 중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은


청와대가 북한에서 요구한 한미 연합훈련 취소 요구와 관련해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 양국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전날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여기에 대한 청와대 입장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통일부와 국방부 브리핑을 확인해 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김 부부장이 "통신선 복원에 대해 확대 해석은 경솔한 것이고, 한미 연합훈련이 남북관계 앞길을 흐리게 하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정상 간 합의로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하여 유지돼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남북 및 북미 간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1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나는 분명 신뢰 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남북) 수뇌(정상)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남북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한국)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해볼 것"이라며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또 남북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남조선 안팎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해 해석하고 북남 수뇌회담 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때 이른 경솔한 판단"이라며 "단절된 통신선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 놓은 것뿐 더 이상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 섣부른 억측과 해석은 도리어 실망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통신선 복원 이후 한미훈련을 직접 명시하며 반대 의견을 담은 대남 메시지를 발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통신선 복원의 의미를 축소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며 한미훈련 강행을 비판한 것은 사실상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편,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후반기 한미훈련의 시기·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군 안팎에선 훈련 연기나 취소 가능성은 적게 보고 있다. 다만, 군 내부에선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규모를 올해 상반기 연합훈련 수준으로 조정해 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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