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모빌리티, 화물주선면허 인수…30조 '화물운송' 넘본다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1.08.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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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모빌리티/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인수하고 '카카오T 퀵' 운송수단을 다마스·라보 등 경상용차로 확대한다.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발판삼아 30조원 규모의 화물운송 시장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이든종합물류로부터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허가증을 인수했다. 화물운송주선이란 화주(화물주인)와 운송사업자(차주)를 중개·대리하는 사업으로, 차주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정부가 화물운송시장의 과잉공급을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주선사업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현재로선 기존 업체의 허가증을 인수해야만 관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로 지난 6월 30일 출범한 카카오T 퀵에서 대량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존 운송수단인 도보·이륜차·자전거·킥보드·자동차에 경상용차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퀵으로 대량의 상품을 보내는 사업자들은 다마스·라보 배송을 선호한다"라며 "경상용차 배송을 중개하려면 화물운송주선 허가가가 필요해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VS 티맵, 30조 미들마일 시장에서 맞붙나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업계에선 이를 두고 미들마일(중간물류)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퀵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최종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사업에 뛰어든 만큼, 향후 원자재나 완성품을 물류창고로 옮기는 미들마일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30조원에 육박하는 반면, 라스트마일은 7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미들마일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디지털 전환이 더뎌 IT기업이 진출하기에 안성맞춤이란 평가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화물운송주선업자의 81%가 자본금 1억원 이하의 소규모 사업자다. 대부분의 업무가 수기·전화로 이뤄지고 주선료도 현금으로 지급한다. 주선업체 중 홈페이지를 보유한 비율은 6.8%에 불과하고, 온라인으로 주선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2.5%에 그쳤다.

이에 화물운송주선사업에 눈독 들이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가 늘어나는 추세다.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미들마일 시스템 업체 와이엘피(YLP) 지분 100%를 700~800억원 대에 인수했다.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수요를 예측하고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는 등 화물주선업에 디지털 혁신을 불러온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우버가 '우버 프레이트'로 화물운송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택배와 달리 화물운송업은 수수료율이 일정치 않아 차주도 바가지를 쓰기 쉬운 데다, 화주는 제품 배송현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양면 시장에 노하우가 있는 IT 플랫폼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도 욕심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서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CBO) 부사장 역시 카카오T를 사람을 넘어 사물 이동까지 책임지는 '토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로선 화물운송주선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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