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흔든 '현대차' 신차군단 '기아'가 떠받쳤다..7월 2.2%↑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주명호 기자, 이강준 기자 2021.08.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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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국GM도 반도체난 여파에 판매 '뚝'...수출 살아난 르노삼성·쌍용차 '숨통'

반도체가 흔든 '현대차' 신차군단 '기아'가 떠받쳤다..7월 2.2%↑


올 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흥행질주에 성공했던 현대자동차·기아가 하반기 첫달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대란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전기차 생산라인 도입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판매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기 때문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7월) 글로벌 시장에서 총 55만1300대(현대차 30만9901대+기아 24만139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내수 판매(10만8016대)는 같은 기간 13.2% 감소했고, 해외(44만3284대)는 6.8% 증가했다. 올 상반기부터 이어져온 내수 약세, 수출 강세 패턴을 보였지만 내수 감소폭은 확대되고 수출 증가폭은 축소됐다.

반도체 수급난-전기차 라인교체로 현대차 둔화세 뚜렷..신차 흥행행진 '기아' 선방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1~6월) 누적 판매량은 347만2611대(내수 66만4479대+수출 280만81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선 자동차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감산으로 판매가 줄면서 0.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해외에선 '코로나19(COVID-19)' 기저 효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33%나 급증했다.



7월엔 현대차 (237,000원 ▼7,000 -2.87%)의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5만9856대)는 22.6% 감소했고, 해외 판매(25만45대)는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형 스포티지 등 내놓은 신차마다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기아 (112,000원 ▼1,600 -1.41%)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내수 판매(4만8160대)는 2.4%, 해외(19만3239대)는 10.4% 각각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영향으로 영업일수가 줄었지만 현대차보단 기아가 방어를 잘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에 더해 충남 아산공장 가동 중단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에 약 3주간 두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 등 전기차 생산라인을 도입하기 위해 공장을 멈춰세웠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인 아이오닉 5와 달리 아이오닉 6는 세단 형태라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에서 만들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아이오닉5는 기존대로 울산공장에서 제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위기 상황 지속에 대응해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제네시스 GV70,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K8·5세대 스포티지 등 등과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을 이어온 한국GM은 판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 총 판매량이 1만9215대(내수 4886대+수출 1만4329대)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44.5% 줄어든 것. 지난 6월 국내 완성차 수출 1위 차종으로 이름을 올린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저'마저 7월 수출(1만4329대)이 전년 대비 48.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회복 추세라고는 하지만 아직 여파는 남아있다"며 "반도체 재고, 차량 재고 모두 소진 중인 상태라 8·9월에 판매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판매부진 르노삼성-쌍용차 수출 호조세로 '숨통'
그간 법정관리와 노조 리스크 등으로 판매부진을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도 반도체 영향이 있었지만 수출이 크게 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인 분위기다. 르노삼성도 대표 소형 SUV인 XM3(수출명 아르카나) 유럽 수출에 힘입어 올 7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3.6% 증가한 1만1033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수(4958대)는 21% 감소했지만 수출(6075대)이 132% 증가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1~7월 수출은 3만3161대로 지난해 대비 120% 증가했다"며 "지난 6월부터 유럽 28개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실시한 XM3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새 인수자 선정 등 기업회생 절차작업을 진행 중인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8155대로 전년 동월 대비 8.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량은 5652대로 같은 기간 15.7% 감소했지만 수출이 2503대로 218% 증가한게 영향을 미쳤다. 자구안 이행을 위한 경기도 평택공장 생산라인 1교대 전환에도 불구하고 제품 개선 모델의 판매 호조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쌍용차 (6,610원 ▼600 -8.32%)는 반도체 등 부품수급 제약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품 협력사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생산라인 가동에 총력을 기울이며 출고 적체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영국에 이어 칠레와 호주 등 주요 해외시장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낮아진 차량재고로 산업 전반에 판매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 높다"며 "차량용 반도체, 신차 재고 부족은 올해 10월부터 점차 예년 수준으로 올라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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