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경 굴리는 큰 손들 요구···SK이노, 이유있는 ESG 리포트 발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8.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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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경 굴리는 큰 손들 요구···SK이노, 이유있는 ESG 리포트 발간


'탄소중립' 등을 포함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촉구하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요구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공약을 넘어 세부 이행 방안을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길 촉구하면서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처음으로 지속가능보고서 대신 ESG 리포트를 확대 발간해 글로벌 요구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을 포함해 총 14조달러(1경6124조원)를 운용하는 약 50여 개 대형 투자기관은 기업들로 하여금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세부사항들을 공표하는 한편 주주들이 기업이 밝힌 계획에 대해 표결토록 할 것을 요구했다.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를 내 건 기업들이 거의 실천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투자자그룹(IIGCC)의 스테파니 파이퍼 최고경영자는 "기업들이 단순히 공약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 탄소 배출량을 줄일지에 대한 윤곽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약속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면 주주들의 표결과 이사회로부터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8일 'ESG 리포트'를 첫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지속가능보고서'를 확대 개편한 것으로 이해관계자 눈높이에 맞춰 전 ESG 전 영역에 걸쳐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상황 정보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ESG 리포트는 부록까지 포함해 총 99페이지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확대 개편에 걸맞게 ESG 경영을 중심으로 보고서 전체 틀을 뒤집었다. 자체적으로 ESG 경영 전략의 단계를 △1단계(ESG 1.0, 관심과 선언) △2단계(ESG 2.0, 실행과 성과) △3단계(ESG 3.0, 선도기업으로의 포지셔닝)로 나눈 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2단계에 있음을 밝혔다.


올해 첫 ESG 리포트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강화 △글로벌 팬데믹 대응 △거버넌스 혁신 등 세 가지 화두를 던진 뒤 각각의 화두가 왜 중요한지를 서술하고 '어떻게' 목표를 이룰 것인지, 어떻게 성과를 관리할지를 서술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은 기후변화 대응 강화를 위해 각 사업장에서 공정 효율 개선, 저탄소 원료 도입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는 한편 배터리, 소재 등 친환경 신사업 비중도 확대 중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의 경영층 평가 및 보수를 연계했고 감축 수단의 적정성 및 감축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의 객관적 검증을 실행중이라 밝혔다.

압권은 '넷제로 로드맵'을 밝힌 부분이다.

연도별 탄소 배출량을 모두 공개한 뒤, 기존 탄소사업에서 203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2019년(1243톤) 대비 50%를 줄이는 한편 신규 성장 그린 사업 내에서는 2035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전사 차원의 탄소순배출을 2050년 이전에 제로화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ESG 리포트 외에도 별도 38페이지 분량의 '넷제로 로드맵'을 따로 발간·게시해 각 사업별, 연도별 탄소 감축 이행방안을 투자자들 및 이해관계자들과 좀 더 상세히 공유했다.

예를 들어 '그린 플랜트(친환경 공장)'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공장 내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며 이를 통한 온실감축량 목표치는 250만톤으로 설정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리포트 발간 인사말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ESG 경영을 기반으로 그린 사업 중심으로 세상의 원동력을 만드는 '그린 에너지와 소재 기업'으로 완전히 새롭게 도약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ESG를 회사 경영철학의 근간으로 삼아 전 사업 활동 과정에서 ESG 경영이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빠른 시일 내 글로벌 탑 수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발간 '넷제로 로드맵' 보고서 첫 페이지/그림=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SK이노베이션 발간 '넷제로 로드맵' 보고서 첫 페이지/그림=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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