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약 '듀피젠트' 넘보는 K바이오..."약가·제형 한계 넘는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1.08.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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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약 '듀피젠트' 넘보는 K바이오..."약가·제형 한계 넘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련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1인자로 꼽히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의 '듀피젠트'를 넘는 혁신 신약 개발이 목표다.



듀피젠트는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생물학적 제제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다.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알려진 면역세포를 타겟한다. 2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높은 비용도 걸림돌이다. 주사 1회당 110만원 선으로 1년 투약비용이 2600만원 정도였으나, 올해부터 급여가 적용됐다. 줄어든 1년 투약비용이 약 580만원으로 여전히 높다.

듀피젠트는 사실상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최근 FDA는 애브비, 화이자, 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아토피 치료제 승인 결정을 연기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듀피젠트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 (33,200원 ▼850 -2.50%)은 먹는 약(경구제)으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JW1601'을 개발중이다. 이 물질을 도입해간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가 연내 글로벌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전부 마치고 상용화에 성공하면 매출액에서 두자릿수의 로열티(경상기술료)를 받는다.

이 물질은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듀피젠트 대비 경쟁력이 있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듀피젠트는 염증 완화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인데 JW1601은 가려움증과 염증완화에 모두 직접적인 효과를 보인다. 케미컬(화학합성의약품)이라서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보다 약가가 저렴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의 문제인 염증과 가려움증에 동시에 작용하는 근원적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 (440,000원 ▼4,000 -0.90%)도 케미칼 의약품으로 경구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보물질 'LC51-0255'의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회사는 당초 이 물질에 대해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을 시작했으나, 임상 2상의 적응증을 아토피 피부염으로 변경했다.

강스템바이오텍 (1,860원 ▼32 -1.69%)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개발 재도전에 들어갔다. 퓨어스템 에이디주는 1회 투여만으로 아토피 증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다. 듀피젠트와 비교하면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데 경쟁력이 있다. 지난 2019년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후 설계를 보완해 다시 임상 3상에 들어가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외에 유한양행, 에스씨엠생명과학도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한양행 (77,400원 ▲1,100 +1.44%)은 바이오 업체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도입한 'YH35324'의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아토피피부염 외 두드러기, 중증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에스씨엠생명과학 (2,995원 ▼15 -0.50%)은 줄기세포 치료제 'SCM-AGH'의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을 넘보는 것은 시장 성장성에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2016년 45억75백만달러(약 5조1000억원)에서 2024년엔 73억달러(8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은 점점 성장하는데 치료제는 듀피젠트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라, 듀피젠트의 단점을 뛰어넘은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편의성을 높이거나 복용 기간을 줄인 치료제 등 듀피젠트 치료제를 능가할 신약 개발에 업계가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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