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제공=뉴스1
지도부 '패싱'? 이준석 "의도가 뭔지"…김기현 "이상한 모습"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 입당 의사를 밝히고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지 148일 만, 지난 6월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31일 만이다.
'패싱' 논란에 대해 당사자들은 불편한 내색이었다. 이 대표는 2일 MBC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지방 일정 수행하는 것을 여의도 바닥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어떤 경로로든 (당대표 일정은) 다 파악할 수 있고, 원래 입당할 때 당 사무처에 문의하면 알려준다. 좀 의아하긴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입당에 대해 "조금은 어색한 모습이었다"며 "사전에 (입당의) 전체 방향에 관해서는 공감이 됐지만, 갑작스럽게 정식 입당하는 바람에 조금 이상한 모습이 연출되긴 했다"고 밝혔다.
與도 "尹 '압색'하듯 입당"…"이준석 우습게 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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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스피커'로 불리는 방송인 김어준씨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통상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패널로 출연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우습게 본 것"이라며 "굉장히 무례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아무리 이 대표가 젊어도 공당 대표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한국 정치사에서 윤석열 같은 소위 '보수 1위' 대통령 후보가 당대표에게 직접 연락도 하지 않고 입당한 첫 사례가 될 것이다. 공당 대표를 이렇게 우습게 볼 정도의 오만한 정치인이라는 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표를 향해선 "얼마나 망신인가"라며 "겉으로는 화를 낼 수 없지만 정말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 이런 식의 기본 절차,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건 상당히 무례하다"고 했다.
尹측 "입당 날짜는 당사자의 결정"윤 전 총장 측은 입당 과정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이번 주에 입당을 캠프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었다"며 "어차피 다음 주에 하나, 그 전 주 금요일에 하나 뭔 차이가 있겠는가 싶어 (당일) 아침에 오늘 입당하기로 결심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부재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 대표와는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다만 날짜를 특정하는 것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입당) 당사자가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지지율 하락으로 입당한 게 아니냐고 묻자 "지지율이 약간 흔들렸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일주일 동안 하락세를 멈추고 그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에 주체적인 결단을 통해 입당을 전격 단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2일 오전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입당 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입당을 환영해주신 우리 당과 지도부, 당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많은 국민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올바른 생각이란 판단하에 예상보다 좀 더 일찍 입당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