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면칼럼]카카오뱅크는 거품이다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대표 2021.08.02 02:48
글자크기
지난주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3만9000원 기준 시가총액이 18조원을 넘습니다. 상장 후 주가에 따라서는 쉽게 시총 기준 21조원의 KB금융이나 20조원의 신한금융을 추월합니다. 9월 이후 상장 예정인 같은 금융계열사 카카오페이의 예상 시총 12조원까지 합치면 이미 30조원을 넘습니다.



출범한 지 3년 만에 흑자전환해 지난해 1136억원의 순익을 냈고 올해 1분기 467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신생 인터넷은행이 올해 각 5조원까지 순익이 예상되는 두 금융그룹을 추월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물론 쿠팡이나 테슬라처럼 카뱅도 미래 수익으로 연결되는 무형의 잠재가치가 더 중요한 '성장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중앙은행들이 무한대로 돈을 푸는 시대에는 주가순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같은 전통적 평가지표보다 주가대비무형자산비율(PPR), 꿈대비주가비율(PDR) 등에 주목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이익을 내기보다 적자를 많이 내야 미래가 유망한 기업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카뱅의 윤호영 대표는 애초 카뱅은 영업모델과 수익구조 측면에서 기존 금융사들과는 시작부터 다르며 기존 산업군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업종이라고 말합니다. 카뱅은 은행이 아니라 금융플랫폼 기업이기 때문에 공모가 산정부터 다른 기준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아 영업하고, 22번째로 은행연합회 정사원이 된 은행이 금융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언어의 유희일 뿐입니다.

기존 은행과 다른 차별성을 강조하는 핵심 근거로 드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것도 별 게 아닙니다. 증권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과 제휴해 주식계좌 개설, 연계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을 하거나 유통사와 협업해 적금 등을 취급하는 것인데 이것은 기존 금융사들이 이미 수도 없이 해왔고 수익성도 아주 낮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아닌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이고 은행과는 다른 차원에서 평가해야 합니다. 또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손해보험(연내 설립) 등이 없고, 카뱅이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업무 등을 모두 취급한다면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카뱅은 카카오그룹 내 여러 금융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카뱅과 카카오페이는 업무가 중복적이어서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런 한계 외에도 애초 카뱅은 모든 업무에서 당국의 규제와 허가를 받는 금융사입니다. 해외에서 주로 매출이 일어나는 글로벌 기업도 아닙니다.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대한민국의 금융사들은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게 근원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대한민국 금융사들은 절대 삼성전자처럼 될 수 없습니다. 금융주가 늘 맥을 못 추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에 상장하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합니다. 지난해 순익만 5000억원 넘고 금융업이 아니어서 규제도 없습니다. 크래프톤도 카뱅처럼 거품 논쟁이 있지만 투자를 한다면 당연히 크래프톤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거품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