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흔든 金빛 양궁..37년 동반성장 현대차와 닮은 점은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1.08.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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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이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7.30. myjs@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이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7.30. [email protected]


오늘(1일) 일본 도쿄올림픽을 빛냈던 한국 양궁대표팀이 국내로 돌아온다. 대표팀 선수들이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4개를 휩쓸면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한 현대차그룹의 후원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37년간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유전인자(DNA)를 가진 대한민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상대방을 강점을 배우며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대한양궁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양궁대표팀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 안산(20·광주여대)은 이번 대회에서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4개를 획득하며 대한민국 양궁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대표팀의 금빛 시위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변방에 머물고 있던 시절부터 지속적인 지원과 성장을 함께한 양궁과 현대차그룹의 '끈끈한 인연'에 관심이 쏠렸다.



혁신·실력 위주 인재 발탁과 팀워크 등을 중시하는 한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의 공통 분모 덕분에 1970년대까지만 해도 존재감 없던 양궁은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했고, 현대차그룹도 세계 5위권의 글로벌 양산차 기업으로 올라섰다.

'끊임없는 혁신·실력만으로 평가'.. 韓양궁·현대차그룹 세계 최정상 우뚝
유소년 궁사들이 훈련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그룹유소년 궁사들이 훈련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한국 양궁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개발과 훈련법을 도입하며 혁신을 멈추지 않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대회에서 양궁협회는 선수들이 흔들림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물놀이와 야구장에서의 소음 극복 훈련을 시작했고, 2010년 세트제 시행에 대비해선 다이빙·번지점프 훈련을 시행했다.

브라질 리우대회와 일본 도쿄대회를 앞두고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활 비파괴 검사, 고정밀 슈팅머신,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선수들의 멘탈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타 브랜드들보다 수소에너지의 가능성을 먼저 간파하고,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자동차 회사라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자 하는 혁신 노력이 결실을 맺기도 했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후 확장 중인 로봇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이 2020 CES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이 2020 CES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실력만으로 평가한다'는 원칙도 공통점이다. 양궁 국가대표팀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재만 선발한다. 실력만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대표선수로 발탁돼 활약할 수 있다.

이번 남자 대표팀 구성도 마찬가지다. 막내 김제덕(17), 둘째 김우진(29), 맏형 오진혁(40) 등 10대, 20대 후반, 40대가 한 팀을 이뤘다. '나이 따윈 상관없다. 잘쏘면 그만', '블라인드 채용의 정석'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현대차그룹도 연공서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있다. 2019년엔 직급과 호칭 체계를 축소 통합하고 승진연차 제도를 폐지했다. 한 직급당 4~5년차가 돼야 승진할 수 있었지만, 능력만 있다면 바로 상위직급으로 승진하고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팀장과 임원이 될 수 있게 조치한 것이다.

또 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들이 은퇴하지 않고 자기 연구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고 임원과 동등한 직급으로 대우할 뿐 아니라 개인연구실 제공과 프로젝트 수행시 예산 우선 지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야구 경기장서 훈련-극한까지 車주행..어떤 리스크에도 최고 결과 낸다
뉘르부르크링 주행시험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뉘르부르크링 주행시험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극한의 환경까지 상정해 모든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낸다는 점도 비슷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양궁협회의 '멘탈 훈련'은 관중이 꽉 찬 프로야구 경기장에서도 이뤄졌다.

대회 경기 중 관객들의 열광적인 응원, 수백대 카메라의 셔터 소리들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법이다. 실제로 중국 베이징대회 당시 현지 관중의 응원 소리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도쿄대회를 위해선 도쿄만에 인접한 경기장의 위치를 감안해 승부에 변수가 될 강풍에 대비했다. 전남 신안군의 섬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

현대차 (233,000원 ▼4,000 -1.69%)·기아 (110,200원 ▼1,800 -1.61%)·제네시스가 출시하는 모든 차량도 극한의 테스트를 거쳐 '최고 품질'로 거듭난다. 가장 가혹한 레이싱 서킷 주행 테스트, 여름 평균 온도 49도의 사막 테스트, 영하 40도의 혹한지역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자동차 주행에 가혹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혹독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20.8㎞ 길이의 뉘르부르크링 트랙은 300m에 달하는 심한 고저차와 73개의 코너, 급격한 내리막길, S자 코스, 고속 직선로 등으로 구성돼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로 조건을 재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뉘르부르크링 트랙은 1만㎞ 고속 주행만으로도 일반 도로 18만㎞를 달린 것과 같은 '피로 현상'이 누적될 정도다. 이 곳에서 주행 체험이 각 차량의 장·단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등 한국 양궁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협회를 통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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