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공모가 49만8000원 확정…"대형·해외 기관 수요 몰렸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7.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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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수요예측에서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상단에서 확정했다. 다른 대어급 공모주와 비교하면 낮지만 대형 기관 및 해외 투자자 자금이 몰리며 질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29일 크래프톤은 지난 14~27일 2주간 이뤄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3.15대 1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크래프톤은 희망밴드(40만~49만8000원) 상단인 49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는 여타 대어급 공모주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올해 IPO 대어로 화제가 된 SK바이오사이언스 (58,300원 0.00%)(1275.5대 1), SK아이이테크놀로지 (64,200원 ▲1,800 +2.88%)(SKIET)(1882.9대 1), 에스디바이오센서 (10,090원 ▼20 -0.20%)(1143.8대 1), 카카오뱅크(1732.8대 1) 등은 모두 경쟁률 1000대 1을 넘겼다.

크래프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수량 기준)은 22.05%를 기록했다. 이 역시 카카오뱅크(45.3%) SK바이오사이언스(59.92%), SK아이이테크놀로지(62.3%)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주관사에 따르면 실제로 물량을 배정 받은 기관의 자발적 보호예수 비율은 45%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관사 측은 워낙 큰 공모 규모로 인해 중소형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줄었을 뿐 대형 및 우량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높았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공모금액은 4조3098억원으로, 2010년 삼성생명 (85,400원 ▼700 -0.81%)(4조8881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주관사 관계자는 "단기성 자금운용 위주의 국내 소형운용사 및 자문사는 계속되는 IPO 딜로 펀드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공모 규모가 큰 크래프톤딜에 참여도가 낮았다"며 "배정규모가 큰 기관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질적인 측면은 좋아 상장 후 주가흐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크래프톤의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버부킹될 만큼 인기를 끈 것으로 안다"며 "GIC(싱가포르투자청)·블랙록 등 해외 우량 투자자가 상당수 확약을 했고 국내에서도 연기금 30~40곳이 참여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주관사단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해외 기관투자자 전체 수요의 30%가 넘는 물량이 '롱온리(장기투자자)펀드'로 집계됐다. 통상 국내 IPO의 해외 롱온리펀드 비중은 20%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주관사 관계자는 "회사와 일대일 미팅을 진행한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모두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이중 70%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다"며 "해외 기관투자자 배정도 물량의 약 90%가 장기 투자자와 해외 연기금에게 집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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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이다. 엔씨소프트 (173,600원 ▲3,100 +1.82%)(18조4633억원), 넷마블 (56,900원 ▲1,400 +2.52%)(12조2484억원) 등을 제치고 국내 게임 대장주에 오르게 된다.

크래프톤은 상장 이후 코스피200 및 MSCI(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지수 등 주요 지수 편입이 예상된다. 코스피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일부터 15거래일동안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이내(현재 기준 7조원 내외)일 경우 특례로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될 수 있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0조원 이상이어서 코스피200 조기 편입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상장 직후 시총 5조~6조원 이상, 유통 시총 2조~3조원 이상이면 주요 해외 벤치마크 지수 조기편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865만4230주이며 다음 달 2~3일 일반 청약을 거쳐 오는 10일 코스피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공동주관사 NH투자증권·인수회사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중복 청약도 가능하다. 앞서 크래프톤은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6월 20일 이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주가 됐다.

중복 청약으로 경쟁률이 높아진다면 균등배정 수량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중복청약이 가능한 SKIET는 일반 청약이 대거 몰리면서 0주 배정이 속출했다. 반면 중복청약이 금지된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소 3주 이상의 균등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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