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8개월 오르면 꺾였다…"美 훈풍에도 상승 베팅은 찝찝"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7.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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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美연준 '긴축 발작' 우려 덜었지만…"상승 모멘텀으로는 역부족"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머니투데이DB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머니투데이DB


전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쏠렸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28일(현지시간) 종료했다. 최근 출렁이는 국채 금리에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컸던 시점이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경기 개선 흐름은 분명하지만 테이퍼링을 위해서는 추가 진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테이퍼링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조기 테이퍼링 우려 해소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29일 오전 11시 45분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5.48포인트(0.17%) 오른 3242.34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96억원, 1652억원 순매수 중인 가운데 외국인이 1786억원 순매도 중이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 NAVER (187,100원 ▼2,200 -1.16%), 카카오 (54,400원 ▼400 -0.73%)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일제히 약보합세다. 삼성전자는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00~0.25%로 유지하고 1200억달러(약 138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역시 지속하기로 했다. 테이퍼링 시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우리는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에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후 경제가 이러한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 향후 회의에서 진전 상황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의와 기자회견은 완화적이었다"며 "테이퍼링에 앞서 일자리에 대해 논의할 것이 많다면서 예상대로 고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며 테이퍼링 여건이 아직 부족함을 시사했다. 미국 고용시장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여전히 고용시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간 연준은 정책수당으로 인한 고용시장 왜곡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냈다. 7~8월 고용지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여러 우려들이 존재해왔으나 연준은 2013년 시장 소통 실패에 따른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을 교훈 삼아 시장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질서 있게 정책을 이행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테이퍼링으로 인한 우려는 덜었지만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만 보면 시장은 상승에 베팅해야 하지만 찝찝함이 남는다"며 "이미 정점을 통과한 상태이며 물가 압력도 예상보다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도 코스피지수는 1월 고점(3266포인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지수가 쉼 없이 상승하면서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코스피지수는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1980년 코스피지수 출범 이래 9개월 연속 상승 사례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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