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베트남 반미·틴더…"e커머스 인기상품, 이젠 이런 것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7.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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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M]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 인터뷰

편집자주 상품(Merchandise) 하나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합니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필수. 히트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MD(Merchandiser)입니다. 스토리M은 히트 상품과 그 뒤에 숨겨진 MD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2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 인터뷰2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 인터뷰


주식·베트남 반미·틴더…"e커머스 인기상품, 이젠 이런 것들"
"쿠팡, 지마켓, 옥션, 11번가, 위메프, 티몬… 수많은 e커머스들에 이미 가입돼있는데 왜 고객들은 롯데온에 또 회원가입하실까요? 굳이 롯데온을 찾아 구매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그게 무형상품팀의 역할이죠."

e커머스 춘추전국시대, 롯데온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개시해 이제 출범 1년을 갓 넘긴 만큼 신규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롯데온이 이를 위해 빼든 비장의 카드가 '무형상품'이다.



27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상품기획자)를 만났다. 그는 롯데온이 무형상품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관련 조직을 만든 후 외부에서 데려온 무형상품 전문가다. 이 팀장은 앞서 다른 e커머스에서 무형상품을 맡아 매년 5000억원 규모를 판매했다.

롯데온이 조직을 신설한 건 e커머스 업계에서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무형상품이 활용돼서다. 예컨대 테마파크 이용권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면서 '신규 가입시 구매가능'이라는 제한을 걸어두면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다. 테마파크 측도 박리다매로 수익을 올리고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으니 윈-윈(win-win)이다. 자연히 지금까지 판매된 적 없는 새로운 무형상품이거나, 할인율이 매우 높을 경우 신규고객 유치 효과도 크다.



이 팀장은 롯데온에서 제안받았을 때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롯데는 계열사가 두루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경우 업계에서 본 적 없던 할인율로, 새로운 무형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팀장은 "롯데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가 있는데 계열사들과는 할인율, 혜택 등에 대한 의사결정 시간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롯데온 단독 판매상품을 꾸리기도 용이하다"며 "실제 지금까지 롯데월드, 롯데리아, 서울스카이(제2 롯데월드 전망대) 등의 무형상품을 팔았는데 경쟁사보다 혜택이 컸던 만큼 관련 상품 모두가 롯데온 상반기 무형상품 매출·판매수량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주식·베트남 반미·틴더…"e커머스 인기상품, 이젠 이런 것들"
이 팀장은 계열사 협업 상품 이외에도 독특한 무형상품을 찾아 나섰다. 지난 4월 KB증권과 협업해 출시한 국내 주식이용권은 누적 매출 20억원을 기록, 롯데온의 히트 상품이 됐다. 이 팀장은 "'동학개미 트렌드'와 겹치면서 주식이용권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특히 주식이용권 5만원권은 업계 최초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판매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롯데 계열사들과 협업해 출시한 무형상품과 여타 독특한 무형상품 등을 앞세우니 신규고객도 알아서 모였다. 올 상반기 무형상품 고객 중 20%가 신규가입 고객이었다. 이 팀장은 "무형상품은 홍보를 하지 않아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알아서 바이럴이 돼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앤제리너스 반미, 롯데월드 연간 이용권, 주식이용권 등이 그러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신규고객으로 유치하고 나면,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아이디를 만든 고객이 다시금 쇼핑몰을 찾아온다. 그는 이어 "지난 4월 롯데온에서 무형상품을 산 신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달간 구매 이력을 살펴본 결과 약 40%의 고객이 롯데온을 다시 찾아 구매했다"며 "무형상품이 신규고객 유치에 효과가 크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 했다.


2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 인터뷰27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강현 롯데온 무형상품팀 팀장 겸 MD 인터뷰
향후 그는 '엄청난 혜택'이 있는 무형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롯데 계열사를 중심으로 협의 중이다. 그는 "예컨대 백화점 등의 VIP가 롯데온에서 롯데호텔 상품을 구매할 경우 그곳에서도 VIP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레이트 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구상이 있다"며 "일단 동부산 롯데월드 오픈에 맞춰 오는 8월 단독으로 특가 무형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닷컴에서 출발한 만큼 롯데온의 주 이용 고객이 30대 후반~40대인데, 이 팀장은 무형상품을 통해 롯데온 고객의 세대 저변도 늘리고자 한다. 이 팀장은 "다음주에는 20대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데이팅앱 '틴더' 50% 할인권을 첫 판매한다"며 "수년 내에 무형상품으로만 수천억원 매출액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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