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벤처투자 새역사 쓴다...상반기만 3조 뭉칫돈 '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7.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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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벤처투자 새역사 쓴다...상반기만 3조 뭉칫돈 '역대 최대'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섰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도 2조7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쿠팡, 배달의민족, 하이퍼커넥트 등 성공적인 벤처투자 회수사례가 이어지고 새로운 유니콘 기업들도 속속 발생하면서 '제2 벤처붐' 열기가 갈수록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3조730억원, 벤처펀드 결성액은 2조7433억원으로 역대 상반기 중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벤처투자 전년보다 1조4176억원 늘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85.6%(1조4176억원) 증가했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4조3045억원)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반기 투자 건수와 피투자기업 수는 각각 2367건, 1166개사를 기록했다. 건당 투자금액은 평균 13억원, 기업당 투자금액은 평균 26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투자규모는 최근 5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상반기를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투자금액과 건수, 피투자기업 수는 각각 약 3.1배, 2.3배, 2배가량 불어났다.

분기별로는 올해 2분기 투자금액이 지난해 2분기(8821억원)보다 약 2배 이상 늘어난 1조7686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투자실적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2분기(1조2154억원) 대비 1.5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유치 61개사
올해 벤처투자 새역사 쓴다...상반기만 3조 뭉칫돈 '역대 최대'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도 역대 상반기 중 가장 많은 61개사로 확인됐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대규모 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75개)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25개)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3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4개사에 달했다. 비바리퍼블리카, 더블랙레이블, 에이블리코퍼레이션, 퓨리오사에이아이다. 이 외에도 진메디신, 제이쓰리, 크몽, 트렌비, 스텐다임,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2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상빈기 투자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유치 기업 수는 기존 최다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1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 수는 2016년 20개에서 29개→54개→70개→75개로 매년 증가했다.

CT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투자업종 '삼대장'
모든 업종에 걸쳐 투자가 증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주력 투자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유통·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바이오·의료업종은 전년동기 대비 3700억원 이상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들 3개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 비중 상위 3개 업종을 차지했다. 투자 규모는 유통·서비스 6457억원, ICT서비스는 7953억원, 바이오·의료는 8066억원이다.

ICT 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유통·서비스 업종은 코로나 국면 장기화로 재택근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자가 전년 대비 각각 3833억원(93.0%), 3830억원(145.8%)씩 늘어났다. 바이오·의료 업종은 전년 대비 3755억원(87.1%) 증가했다. 3개 업종의 투자 증가액은 총 1조1418억원으로 전체 투자 증가액(1조4176억원) 중 80% 이상을 차지했다.

비대면 분야·후속투자 두 배 가까이 증가
업종을 망라하고 비대면 분야 투자 규모는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7535억원)보다 7061억원(93.7%) 늘어난 1조4596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투자기업 수도 381개사에서 165개(43.3%)가 늘어난 546개사로 나타났다.

비대면 분야는 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제품·서비스의 전달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분야다. 스마트헬스케어, 교육, 스마트사업(BIZ)&금융, 생활소비, 엔터, 물류·유통, 기반기술 등이다.

투자 시점별로는 후속투자가 많았다. 상반기 후속투자 금액은 2조 2177억원으로 전년(1조1587억원)보다 두 배가량 불어났다. 전체 투자금액(3조 730억원) 중 비중은 72.2%를 차지했다. 중기부 측은 지난해 8월 제정·시행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후속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상반기 펀드결성 2조7433억원 최대
상반기 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2조74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5541억원(130.7%) 늘어났다. 펀드 수는 137개로 전년동기(56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분기별로는 올해 1, 2분기 모두 1조원대 이상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는 1조 5110억원, 2분기는 1조 2323억원이 결성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뿐 아니라 이전 시기인 2019년 수준까지 넘어섰다.

모태펀드의 '마중물' 출자로 결성된 모태자(子)펀드는 전체 결성펀드 중 46.3%(1조 2711억원)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모태펀드 외 민간과 다른 정책기관의 출자 비중이 지난해 51.9%(3712억원)에서 69.5%(8835억원)으로 높아졌다.

정책금융 출자는 전년동기 대비 3493억원(83.8%) 늘어난 7663억원, 민간 출자는 1조2048억원(156.0%) 증가한 1조977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 출자는 모태펀드 3876억원(작년 3435억원), 산업은행·정부기금 등 기타 정책기관 2242억원(420억원), 성장금융 1545억원(315억원)을 기록했다. 민간 출자는 금융기관 3673억원, 연금·공제회 2340억원, 벤처캐피탈(VC) 4039억원을 출자했다.

개인·법인·벤처캐피탈(VC) 등 민간 투자가 활발했다. VC 출자액은 전년동기 대비 2270억원 늘었다. 개인 출자는 4547억원(1115억원), 법인 출자는 4522억원(1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가 등 개인들의 벤처투자 관심도 커졌다. 개인 중 기관 신탁 운용을 제외한 순수한 일반 개인 투자도 2983억원(761억원)으로 확인됐다. 개인 출자자도 1255명(253명)으로 불어났다.

"벤처 투자붐 지속…올해 5조원 넘길 듯"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청사 별관에서 '2021년 상반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 브리핑을 하고있다.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청사 별관에서 '2021년 상반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 브리핑을 하고있다.
중기부는 국내 벤처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 벤처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하면 남은 하반기까지 감안하면 벤처투자 규모는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상반기에는 벤처투자가 주춤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모태펀드 재정투입과 민간 투자 확대로 벤처투자·펀드 결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은 우리 경제의 희망이자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회수시장 활성화 등 벤처·스타트업 관련 제도를 보완해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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