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 안 불러서"…제주 중학생 살해범이 밝힌 범행 이유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7.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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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주범 백광석(48·왼쪽)과 공범 김시남(46)./사진=뉴스1(제주경찰청 제공)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인 주범 백광석(48·왼쪽)과 공범 김시남(46)./사진=뉴스1(제주경찰청 제공)


제주에서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백광석(48)이 피해자와의 갈등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백광석은 피해자 A군(16)이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평소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자신과 동거했던 A군 어머니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앙심을 품은 것뿐 아니라, A군과의 갈등 때문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다. 백광석은 경찰 조사 당시 "처음부터 범행 대상을 A군으로 특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과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살해했냐고 추궁했더니, A군이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당신'이라 부르는 등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백광석과 A군 모자는 1~2년간 동거하다 지난 5월쯤 사이가 틀어지며 별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백광석의 협박과 폭행에 시달리던 A군 가족은 지난 2일 백광석을 가정폭력범으로 신고하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태였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27일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46)을 검찰에 송치했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 침입해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전 철물점에서 청테이프를 구매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김시남은 백광석으로부터 수백만원의 돈을 빌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시남의 범행 가담 동기를 채무 관계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증거 인멸을 지시하는 내용 등 공모 정황도 포착됐다. 그러나 김시남은 살해 가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후 부순 A군 휴대폰 조각을 찾아 포렌식 작업을 의뢰하는 등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백광석은 살인 혐의와 별도로 가정폭력과 가스방출, 임시조치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들을 상대로 수차례 범죄를 저질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범죄로 처벌받는 등 10범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의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특히 손과 발이 묶인 채 마치 처형되듯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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