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지주사 합병…'59조 공룡바이오사' 탄생 초읽기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7.27 16:22
글자크기

3사 합병 첫 단계…일감몰아주기 논란 등 해소

셀트리온 지주사 합병…'59조 공룡바이오사' 탄생 초읽기


셀트리온그룹이 '59조 공룡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이하 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했다. 이번 합병을 시작으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고, 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셀트리온제약 (90,700원 ▼1,200 -1.31%) 3사를 합병하면 셀트리온그룹은 의약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로 거듭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홀딩스는 자사 보통주 한 주당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0.5159638주, 셀트리온스킨큐어 0.0254854주 비율로 합병할 계획이다. 합병은 오는 9월16일 주주총회 이후 11월1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와 주식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 자체의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 9월 공개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있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9월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해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3사를 합병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지수 KTB증권 연구원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경영 투명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지주회사 합병보다는 사업회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이 이같은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3사를 합병하는 것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서정진 명예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1%, 헬스케어홀딩스 지분 100%,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 70.23%를 보유하고,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는 각각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지배하는 형태였다. 크게 △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지분 23.02%)→셀트리온제약(54.96%) △헬스케어홀딩스→셀트리온헬스케어(24.30%)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나눠져있었다.


이번 합병을 통해 나눠져있던 그룹 지배구조는 서 명예회장→셀트리온홀딩스(합병)로 단일화되고, 셀트리온홀딩스(합병)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을,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을 지배하는 구조가된다. 이후 3사가 합병하면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합병 3사' 체제가 완성된다.

합병을 마치면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생산, 유통, 케미컬(화학합성의약품)을 아우르는 시가총액 59조원의 대형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날 종가 기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은 각각 36조3410억원, 17조6225억원, 5조3065억원이다. 모두 합치면 59조27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연구·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3개 회사는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한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데 합병된다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에 따라 결정된다. 그동안 주주들이 3사 합병에 대해 요구한 만큼 앞으로 합병 과정은 순탄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각 사의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며 "다만, 안건 부결과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해 실질적 합병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3사 합병은 주주들의 요구로 이뤄진 만큼 최대한 3사 합병 일정을 앞당기려고 하고 있다"며 "문제없이 합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3사 합병을 연내 마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