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기업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거나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총 11곳으로 집계됐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12조5000억원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포스코,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기아, HMM, LG화학, LG전자, SK 등이 2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 후보다.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 기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만 해도 6~7개사에 머물렀다. 2019년 4분기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신한지주만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코로나19 사태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매분기 1조 클럽에는 4~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1조원 클럽에 포함된 것을 두고도 고수익 신차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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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 포스코, LG화학 등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이 잇따라 1조 클럽에 진입한 데도 주목한다. 자동차·철강업종의 경우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소재·부품·장비 등 협력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부진한 국가 경제성장률 개선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세가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집중되는 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항공업계는 여전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들도 디지털 전환 등의 해법을 두고 고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려면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코로나19 사태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선진국이 주도하는 탄소중립·4차 산업혁명 등 산업 패러다임 대전환기의 시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송유철 동덕여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디지털화를 비롯한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고 파괴력도 커졌다"며 "산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디지털화·친환경 등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려 경쟁 격화와 마진 감소 등으로 기업의 연구개발과 미래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차세대 통신·데이터·에너지 인프라투자 확대,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가 가능하도록 규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