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행진 中, 기술업체들에 6개월 줬다…국내 ETF도 '휘청'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07.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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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주식들 추락…국내 관련 ETF도 가격 급락

/사진=AFP/사진=AFP


지난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최근 디디추싱 등 자국 기술기업들에 뿔이 난 중국 당국의 규제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중국 공업정보화기술부(MIIT)는 자국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6개월 동안 시장질서 교란 등 다양한 산업 문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업정보화기술부는 중국의 통신과 산업 정책을 감독하는 주무부처다.

이 기간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내부 관련 문제를 조사해 규정에 어긋난 부분을 시정할 것을 요구받는다. 당국이 중점적으로 단속하려는 대상은 4가지로 독점금지법, 사용자 보호, 데이터 안전, 당국의 운영 허가 등이다.



공업정보화기술부는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기업 이름을 호명하진 않았지만 지난 몇 개월간 자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저지른 위반사항을 열거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텐센트가 음악 스트리밍 분야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온라인 음악 독점 판권을 포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국의 규제로 인한 압박이 계속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최근 양사 플랫폼을 개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앱에서 텐센트의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텐센트의 소셜 미디어앱에서 알리바바가 판매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또한 당국의 만류에도 지난달 30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은 정보보호 규정 위반, 반독점법 위반 등을 이유로 각종 제재를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어지는 규제에 대한 우려로 중국 기술 기업의 주가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텐센트 주가는 이번주 연이틀 7%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메이투안은 이틀 연속 10% 넘게 폭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관련 ETF 가격도 급락했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는 27일 7.13% 하락한 8210원에 거래를 마쳐, 1월31일 기록한 최고치 1만3785원에서 크게 멀어졌다.

안젤라 장 홍콩대학교 법대 부교수는 "이번 발표는 공업정보화기술부가 무엇보다 (각 기업들 간의) 불공정한 경쟁 문제, 상호 교류 등을 다룰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는 곧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또 다른 규제 압력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업정보화기술부의 집행 권한은 다소 부족할지라도 위반 사항에 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 있고, 기업에 행동을 시정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업정보화기술부는 이번 조치를 두고 "개방적이고 상호 교류를 하며, 안전하고 질서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표준화되고 건전한 양질의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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