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뭐길래…맥스트 '따상', 알체라 20% 급락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7.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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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걸그룹 에스파/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걸그룹 에스파/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가 국내 증시를 울고 웃게 만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콘텐츠 기업들이 관련주로 묶인다.

메타버스 핵심기술을 보유한 업체 맥스트 (4,830원 ▼165 -3.30%)가 코스닥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에서 시초가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반면 메타버스와 관련한 사업 모델이 없다고 공지한 알체라 주가는 하루만에 20% 급락 중이다.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맥스트는 오전 9시 장이 열리자마자 공모가(1만5000원)의 2배인 3만원으로 직행했다. 이후 단일가 매매에서 곧바로 시초가의 상한가인 3만 9000원으로 치솟았다.

맥스트는 AR(증강현실)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한 AR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글로벌 AR 플랫폼 내 시장점유율은 약 5%로 글로벌 4~5위 수준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대우조선해양 등 제조업체와 공공, 통신 3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AR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디지털뉴딜 사업인 'XR(확장현실) 메타버스 프로젝트'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메타버스 테마주들은 올해 들어 급등했다.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자이언트스텝 (9,000원 ▼160 -1.75%)은 공모가 1만1000원과 비교해 전일 기준 주가가 8배 이상 뛰었다. 자이언트스텝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가상 캐릭터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인공지능 솔루션 영상인식 기업인 알체라 (3,560원 ▼170 -4.56%)도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이며 최근 주가가 급등했었다. 지난 3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만든 네이버제트와 3차원 전신 인식 기술을 독점적으로 탑재했다는 증권가 리포트가 나온 이후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였다. 이달들어 알체라 주가(전일기준) 50% 넘게 올랐다.

메타버스가 뭐길래…맥스트 '따상', 알체라 20% 급락
전날도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알체라 주가도 전거래일대비 7% 올랐다.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 미국 IT 전문지와 인터뷰에서 향후 5년 안에 페이스북을 SNS(사회관계망)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히자,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하루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53분 현재 알체라 주가는 전일대비 1만900원(20.57%) 내린 4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알체라가 홈페이지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이 없다는 걸 공지하면서다.


알체라는 "알체라 사업 모델은 안면인식 사업, 이상상황 감지 사업, 데이터 사업"이라며 "최근 각종 언론과 SNS, 온라인 방송에서 알체라를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소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알체라 사업모델 중 메타버스와 관련된 직접 사업 모델은 없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산업이 미래를 주도하는 성장 산업이라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25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로 대표되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현재 6배 이상인 270억달러(약 31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 증권가에선 메타버스 테마가 단기간에 급등한 점에 주목하며 종목에 직접 투자할 때 관련 기업의 연관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하지 않고 있거나 과대평가되진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한국이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해서도 메타버스 테마 투자에 유독 열광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기업이라고 해서 지금 반짝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기업도 있을 수 있으니 각 기업의 사업성을 충분히 따져보고 투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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