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단절' 증가…미국인 12% "친한 친구, 단 1명도 없다"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2021.07.26 22:36
글자크기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정말로 가깝다고 느끼는 친구들의 수가 30년 새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정말로 가깝다고 느끼는 친구들의 수가 30년 새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친한 친구가 1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최근 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정말로 가깝다고 느끼는 친구의 수는 30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진행하는 미국인의 삶에 대한 5월 설문조사(성인 2019명 참여) 결과를 인용, '미국의 우정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가 급증하면서 친한 친구와 교류마저 뜸해지는 추세다. 앞으로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 이러한 '우정 가뭄 현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사 결과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는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59%였다. 1990년 갤럽이 같은 조사를 했을 땐 75%였다. '친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답은 올해 12%로, 30년 전 3%의 4배가 됐다. 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51%)는 현재의 친구의 수에 매우 만족하거나 완전히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한다는 답은 17%를 차지했다.



조사를 진행한 대니얼 콕스 AEI 선임연구원은 "우린 우정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친구에게 의지한다는 비율도 26%에서 16%로 급감했다. 18~29세 젊은층은 개인적인 지원을 위해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비율이 2배 가량 증가했다.

AEI는 이런 '우정 가뭄 현상'의 명백한 원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인들이 과거에 비해 결혼이 늦어지고 지리적으로 더 많이 이동하게 돼 스스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이전 세대보다 부모들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두 배나 늘어 다른 관계를 밀어냈을 가능성도 있다. 근무 시간이 많아지면서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고도 AEI는 밝혔다.

하지만 친구가 줄어드는 것이 나쁜 현상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한 인간 관계 전문가는 "혼자 있기 때문에 외로움이 반드시 생기는 건 아니다"며 "사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사람과 친해질 수는 있지만 좋은 친구는 몇 명 밖에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