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부푼 청약 흥행 기대감에도 카카오 (47,400원 ▼700 -1.46%)는 마냥 웃을 수 없다. 카카오뱅크와 함께 금융 사업을 이끄는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이 오는 8월에서 올해 4분기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재검토해야 한다. 시장의 고평가 논란도 넘어야 한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카카오페이 IPO 일정은 올해 4분기 이후로 크게 밀리게 됐다. 이른바 '135일 룰' 때문이다. 발행사는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들어가는 재무제표 작성일 기준으로 135일 이내 납입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기존 증권신고서에는 1분기 재무제표가 반영됐다.
3분기 IPO를 통한 자금 조달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던 카카오페이의 계획도 무산됐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확충, 결제 인프라 확장 및 후불교통 서비스 론칭 등을 추진해왔다.
매출액 65배 차이 페이팔과 비교…고평가 논란카카오페이 IPO 일정 연기를 두고 여러 말이 많다. 그러나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의견은 역시 고평가 논란이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 공개 이후 투자자 사이에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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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카카오페이 비교회사다. 상장을 추진하는 발행사들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비교회사를 선정하는데 선정된 기업들의 면면이 카카오페이와 동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페이는 미국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 페그세구로 등 해외 간편결제 및 핀테크기업 3곳을 비교회사로 제시했다. 업태는 비슷할 수 있겠지만, 덩치면에서 차이가 너무 크다.
페이팔은 올해 1분기 기준 연환산 매출액 241억달러(약 27조8210억원)가 기대되는 글로벌 핀테크 다. 기업가치만 3154억달러에 달한다. 국내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470조원)에 육박한다. 스퀘어 역시 마찬가지다. 스퀘어의 올해 연환산 매출액은 202억달러다. 기업가치는 1024억달러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올해 연환산 매출액은 4286억원으로 페이팔과 무려 65배 차이가 난다. 페이팔(16%) 높은 최근 3개년도 매출액 성장률을 감안하더라도 치나치다. 카카오페이는 83.4% 성장했다.
공모가 낮춘 크래프톤과 같은 전철 밟을까카카오페이는 크래프톤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 중순 화려하게 하반기 대어 IPO 시장을 열 계획이었던 크래프톤은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에 한방에 무너졌다.
이유는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래프톤은 자사와의 비교회사를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일레트로닉아츠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으로 내세웠다.
이 중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이다. 월트디즈니는 매출의 63.5%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에서, 워너뮤직은 85.8%가 음반에서 발생한다. 크래프톤은 향후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사업 확장을 비교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크래프톤은 비교회사를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개발사 4곳으로 바꿨다. 또 공모가 희망밴드도 기존에 제시했던 45만8000~55만7000원에서 40만~49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