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달프 이젠 울지 말아요…삼성의 기술 '그린스크린' 없앤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7.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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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빗'(아래 사진) 촬영 당시 간달프 역을 맡았던 배우 이안 맥켈런이 CG(컴퓨터 그래픽)용 그린스크린에서 홀로 감정을 잡다가 배우 인생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영화 '호빗'(아래 사진) 촬영 당시 간달프 역을 맡았던 배우 이안 맥켈런이 CG(컴퓨터 그래픽)용 그린스크린에서 홀로 감정을 잡다가 배우 인생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 역할로 열연한 배우 이안 맥켈런은 후속편인 '호빗' 촬영 당시 대부분의 장면이 CG(컴퓨터 그래픽)를 위한 그린스크린에서 촬영되는 것을 가슴 아파했다. 매번 홀로 연기해야 했던 맥켈런은 "이건 내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아니야"라며 배우 인생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진다.



맥켈런처럼 배우들이 CG(컴퓨터 그래픽)용 그린스크린 앞에서 감정을 잡느라 괴로워하는 일이 앞으로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CJ ENM과 미래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사가 구축할 버추얼 스튜디오는 세트 전체를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스튜디오로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촬영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다.



삼성전자는 CJ ENM이 올 하반기 경기도 파주에 문을 여는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 단지 내 '버추얼 스튜디오'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기반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 신제품을 공급한다. 이 스튜디오는 '더 월'을 활용한 최초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다. 메인 월은 지름 20m, 높이 7m 이상의 타원형 구조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크린이다.

'더 월'은 실시간으로 가상 환경을 구현해 배경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CG 영상 합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배우의 몰입감을 높여 콘텐츠 완성도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월'을 활용한 버추얼 스튜디오 가상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더 월'을 활용한 버추얼 스튜디오 가상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CJ ENM 버추얼 스튜디오 콘셉트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CJ ENM 버추얼 스튜디오 콘셉트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더 월'은 디스플레이 조각(모듈)을 끼워맞추는 방식으로 영상 제작자가 원하는 형태로 맞춤형 제작할 수 있다. 스튜디오 내부 환경에 맞춰 천장이나 곡면 등에도 설치할 수 있다.


모듈 전체가 몰딩 처리됐기 때문에 촬영 장비와 디스플레이의 주파수가 서로 달라 스크린에 무지개 빛이나 물결 무늬 등의 간섭이 일어나는 모아레 현상도 기존 LED 제품보다 최소화할 수 있다.

이밖에 △1000형(대각선 길이 2540㎝) 이상의 대형 스크린 구성 △최대 16K 초고해상도 콘텐츠 재생 △먼지와 다양한 오염에 강한 LED 보호 필름 적용 △23.976, 29.97, 59.94㎐ 등 스튜디오 프로덕션 전용 프레임 레이트 지원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제작 형태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구축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며 "웰메이드 IP(지적 재산권)를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늘려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더 월'을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공급을 신호탄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구축을 통한 글로벌 콘텐츠 업계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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