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바람 타고 사회문제 해결 스타트업에 '뭉칫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07.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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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세계기후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한국을 포함한 세계 정상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서울 남산면에 새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1.04.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세계기후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한국을 포함한 세계 정상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서울 남산면에 새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1.04.21. [email protected]


미국·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각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경영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매출·영업이익 등 재무성과에만 매진하면 됐다. 지금은 경영에 ESG 가치를 내재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서 평가받지 못하는 시대다.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은 발 빠르게 ESG 경영에 나섰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8곳이 ESG위원회를 설치해 ESG 경영을 강화했고 포스코에너지, 한화에너지, GS에너지 등 10개사는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맺었다.

카카오도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SK텔레콤과 ESG펀드를 조성해 혁신 기업 활동과 투자를 지원한다. 엔씨소프트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넥슨·넷마블도 재단을 통해 공익사업을 확대하는 등 게임업계에서도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스타트업도 ESG 화두, 대규모 투자유치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2일 서울 양천구 자연드림 목동파리공원점에서 소비자기후행동 소속 관계자들이 지구의 날을 맞아 '코드그린'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친환경 소비 제안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2일 서울 양천구 자연드림 목동파리공원점에서 소비자기후행동 소속 관계자들이 지구의 날을 맞아 '코드그린'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친환경 소비 제안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2. [email protected]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벤처·스타트업에도 ESG 경영은 화두가 되고 있다. ESG에 특화된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스타트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맞는 모습이다.

벤처캐피탈(VC)들은 2018년 정부 모태펀드 출자 기반 임팩트펀드가 본격 조성되면서 임팩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친환경 관련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에너지·환경 스타트업들도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솔루션 그리드위즈(500억원) △에너지 기업 솔라커넥트(208억) △순환자원회수 솔루션 수퍼빈(200억원) △식물성 대체육 지구인컴퍼니(100억원) △차세대 배터리 개발 스탠다드에너지(100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스타스테크 △빈센 △데웨이브톡 △쉐코 △리하베스트 등 다양한 친환경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종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플랫폼'을 통해 새롭게 친환경 영역으로 진입하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주목받는 ESG 스타트업…금융권도 투자 강화

ESG 바람 타고 사회문제 해결 스타트업에 '뭉칫돈' 몰린다
스타트업 전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위드는 법인카드 사용 영수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영수증으로 대체하면 연간 14만건에 달하는 종이 영수증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동대문 시장을 디지털화한 쉐어그라운드는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셀업'을 통해 종이(수기)로 이뤄지던 도소매 거래 방식을 개선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절약한 A4 용지는 74만장, 나무 7700그루를 심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들도 ESG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서울시 산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서울창업허브(SBA)는 SK텔레콤, 한양대, 소풍벤처스, 우리금융지주(디노랩) 등 4개 민간기관과 협력해 ESG에 특화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 역시 ESG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은 자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ESG 스타트업 분야를 신설하고 에너지·환경 등 소셜벤처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G는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투자가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나치게 강요하지 않는 방향으로 ESG 경영이 정착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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