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맞춤형 지원" K-소부장 퀀텀점프의 비결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21.07.2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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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철(왼쪽)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석영철(왼쪽)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코리아인스트루먼트는 반도체 성능 평가를 위해 반도체와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장치인 '프로브카드'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수요 기업인 S사는 100%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DRAM용 반도체 웨이퍼용 프로브카드의 국산화를 위해 국내 공급기업을 찾고 있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지원을 받은 코리아인스트루먼트는 기술개발을 통해 S사가 제시한 목표 사양을 달성했고 이로 인해 1년 만에 33억 원의 신규매출이 발생했다. 코리아인스트루먼트 관계자는 "단기간에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양산성능평가지원 사업 덕분"이라며 "앞으로 3년간 500억 원 이상의 추가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기업이 기술 개발을 마친 품목을 수요기업에 연결해 상용화할 수 있게 지원하는 양산성능평가지원 사업이 최근 국내 소재·부품·장비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가시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부 양산성능평가 사업에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400억 원씩 투입됐다. 지난해 선정된 132개 과제에는 대기업 25개사를 포함, 모두 수요 기업이 참여했다. 공급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묵히지 않고 빨리 사업화하려면 수요 기업의 양산 성능 검증과 양산 승인이 중요한데 이 사업은 수요-공급 기업을 직접 연계하기 때문에 국내 공급망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어서다.

신뢰성기반활용지원사업도 소부장 기업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소재·부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려는 기업에 연구개발기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하는 사업으로, 일본 수출 규제 이후 현재까지 949개사에 신뢰성 검증을 지원했다. 특히 100대 핵심 품목 중 77개 품목에 9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핵심 품목에 대한 집중 지원을 강화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춤형 지원" K-소부장 퀀텀점프의 비결
일본 수출규제 이후 최근 2년간 KAIT는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800억원)을 포함해 약 4800여억원을 집행했다. KIAT가 지원한 분야는 크게는 △법령 개정 등 정부 정책 수립 △핵심품목 조기 자립에 필요한 장비 구축 △조기 사업화 성과 창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적 생태계 조성 등으로 나뉜다.

주요 지원 성과를 살펴보면 KIAT는 지난해 신설된 특별회계를 위탁 운영하면서 76% 이상의 조기집행을 달성했다. 전국 공공 연구소에 소부장 핵심 품목에 대한 테스트베드 장비를 구축하도록 했으며, 기업들이 내야 하는 장비 사용료는 50% 할인해 주고 있다. 기업들이 이용하도록 공공연구소들이 보유한 900종의 장비 정보와 사용 절차를 소개한 편람도 제작해 배포했다.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의 소재 개발 플랫폼도 만들어 기업들의 활용을 지원했다. 2년간 123개사가 이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공공 연구소 석박사 인재들이 기업의 기술 애로 해결을 도와주는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올해는 참여 기관이 37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소부장 기업에 전용 투자하는 1125억원 규모의 정책펀드 결성을 포함해 소부장 기업 62개사에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비용 등 2420억원을 투자했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 생태계 조성에도 주력했다. 지난해 문을 연 한-독 소부장 기술협력센터가 대표적이다. 현재 9개 기업이 제조강국 독일 현지에서 소부장 분야 협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KIAT는 글로벌 수요 기업과 국내 소부장 기업을 연결하는 국제공동 연구개발(R&D) 사업도 올해 30억원 규모로 반영해 지원하고 있다.

석영철 KIAT 원장은 "소부장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면 대-중소기업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는 성과가 나와 큰 보람을 느낀다"며 "K-소부장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비상할 수 있도록 정책-사업화-인재양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기업의 구름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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