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혐의와 관련한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감찰무마·자녀 입시비리'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7.23/뉴스1
하지만 조 전 장관 부부는 원하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조민씨 동갑 친구들이 조씨를 서울대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본 적은 없다는 기존 진술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형사재판 법정에는 중고등학생 시절 조민씨의 친구로 정 교수에게 영어과외를 받기도 했던 A씨와 조씨에게 의대 실험실 인턴 활동 기회를 줘 논문 공저자 기회를 줬던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 아버지인 대형 로펌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의 친구로 양 집안은 가족모임을 같이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
"사진은 조민 닮았지만 서울대 행사장에서 본 기억 없다" 이날 증언석에 앉은 A씨는 검사의 신문엔 조 전 장관 측이 컨퍼런스 동영상에서 조민이라고 특정한 여학생에 대해 "조민이 아니다"란 취지로 답했지만, 변호인 측 신문에선 "컨퍼런스에서 만난 기억은 없다는 의미이고 조민과 닮긴 했다고 생각했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방청석 등 컨퍼런스 현장에서 조민을 봤으면 서로 인사했을텐데 인사를 한 기억은 없다"며 조씨를 서울대 행사장에서 본 기억은 없다는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부터의 기존 진술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컨퍼런스 행사 영상에서 조 전 장관 측에 의해 조민으로 특정된 여학생과 서로 쳐다 봤는데 조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는 게 A씨 증언의 요지다. 조 전 장관 측이 컨퍼런스 영상에서 조민으로 특정한 여학생은 방청석에서 A씨 앞줄에 앉아 있었다.
A씨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이 "동영상 속 사진에 있는 여자가 조민으로 보인다고 아까 증언했는데 그렇다면 증인의 동영상을 본 증인의 추론은 '저 세미나에 조민이 왔었다' 라고 이해해도 됩니까"라고 묻자 "네 "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사가 다시 반대신문으로 "아까 변호인이 물었을 때, 지금 저 화면 보고 '지금 저기 조민 맞는 거 같다'라는 진술 했고 '조민이 이날 세미나에 온 것이 맞다'가 추론이냐라고 물었는데 본인은 지금 선서 한 증인이니 잘 대답하시길 바란다"며 "증인이 저 날 세미나장에 조민이 왔던 것으로 본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런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종합하자면 A씨는 변호인이 제시한 영상의 여학생이 조민과 닮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행사장에서 조민을 목격하거나 만나서 인사를 한 기억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 교수는 A씨에게 "2019년 전까지는 A가 나한테 와서 부모한테도 말 못하는 걸 상의하지 않았으냐"며 "그래서 A를 아들처럼 생각했고 그날 방배동에 와서 (컨퍼런스장에서) 민이가 자기(A씨)와 밥을 같이 안 먹었다고 했는데 한 번만 더 기억해주면 안 되겠냐"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이날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A씨에게 "검찰로부터 서울대 인권법센터 활동 등 외부 체험활동에 대해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암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대형 로펌에서 인턴 활동을 하고 조민씨와 함께 한인섭 교수 명의로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조국 "한영외고 유학반 인권 동아리 내 지도하에 한 거다"…증인 B씨 "전혀 몰랐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수수 관련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함께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는 조민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2021.6.25/뉴스1
조 전 장관이 B씨에게 직접 "내게 인권동아리 활동 관련 지도를 받지 않았느냐" 고 질문하자 B씨는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조 전 장관이 인권동아리 지도를 해 준 다는 인식은 없었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 단 취지로 답했다.
아울러 이날 증인신문의 핵심 쟁점이었던 조민씨의 서울대 컨퍼런스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B씨는 "만약 왔으면 인사도 하고 그랬을텐데 그런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한영외고에서는 저만 참석했습니다 조민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라는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그대로 유지했다.
B씨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이 조민씨의 다른 장소에서의 단체사진에서의 모습과 서울대 행사장 동영상에서 캡쳐한 옆모습 사진을 비교해 제시하자 "동일인(조민)이다"라고 답했다가도, 검사가 다시 반대신문으로 "닮았다는 거냐"고 묻자 "조민과 닮았지만 사진 속 여학생이 조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바꾸기도 했다.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흐릿한 동영상 캡쳐본으로는 교복을 입고 뿔테 안경에 샤기컷을 한 모습이 조민씨와 비슷하거나 맞다고 답했다가도, 행사장에서 조민을 본 적은 없다는 점은 일관되게 유지했다.
이에 변호인이 다시 "사진 속 여학생이 조민이 맞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그제서야 B씨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모르겠다"며 "조민이 90% 맞습니다 사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B씨는 "만약 저는 행사장에서 보지 못했지만 민이가 참여를 했었다면 제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딸 조씨의 서울대 컨퍼런스 참석여부는 서울대 인권법센터 활동과 함께 입시비리 사건의 한 부분으로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이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검찰은 딸 조씨가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 없다고 보고 있고, 조 전 장관 측은 참석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