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4캔 1만원' 주세법 개정으로 '수제맥주 대중화'에 힘써… 제주맥주 코스닥 상장·1위 성과도서울 중구 제주맥주 (1,398원 ▼72 -4.90%)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문 대표는 "어려웠지만 '주세법' 개정을 이뤄낸 것을 가장 잘 한 일이라 본다"며 "우리가 앞장서서 국내 맥주 세금이 수입 맥주보다 30% 이상 비싼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득하다보니 결국 주세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성과는 또 있다. 지난 5월 맥주업계 처음으로 제주맥주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킨 일이다. 제주맥주는 2015년 설립, 2017년 8월 첫 수제맥주 '제주 위트 에일' 제품 출시 후 폭풍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이 216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 28.4%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타고난 사업가, 미국서 맛있는 수제맥주 사업 결심… 브루어리 관광 등 도입 전략 통해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후 간접적으로 접하던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강남구 청담동 다이닝바와 비빔밥집, 태국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다이닝허브를 2007년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2009년엔 보다 큰 시장인 미국에서 비빔밥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했다가 미국 수제맥주 맛에 빠지면서 한국 수제맥주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문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이 맛있는 맥주는 수입맥주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한국에서도 맛있는 국내 수제맥주를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사업전환을 꾀한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은 2011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미국 주요 50여개 맥주 양조장을 둘러보는 일이 시작이었다. 그러다 미국 뉴욕 수제맥주사 브루클린과 2015년 합작사인 엠비에이치홀딩스를 만들고 제주맥주를 설립했다. 엠비에이치가 제주맥주 최대주주다.
문 대표는 "처음부터 맥주 브루어리(양조장) 투어까지 생각했기 때문에 관광객이 많고 브랜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제주에 터를 닦았다"며 "제주 양조장 굿즈(기획상품)도 잘 팔리고 제주 브루어리엔 누적 15만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유명 브루어리 관광지로 자연스레 제주맥주가 홍보됐다는 것이다.
에일라거 맛을 앞세운 품질과 처음부터 다양한 수요를 고려해 병·캔·생맥주 등 제품 다변화 전략을 세운 것도 통했다. 문 대표는 "보통 수제맥주사들이 생맥주에 집중할 때 다양한 패키징에 투자한 점이 후발주자임에도 편의점 등 더 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던 요인"이라고 꼽았다.
공급부족 해소돼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 목표… 한국 수제맥주 해외 확장 이룰 것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러면서 "현재 국내 주류 내 수제맥주 점유율은 3%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20%나 된다"며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10배 이상 커질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맥주의 해외 진출을 또 다른 성장의 열쇠로 본다.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싱가포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내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문 대표는 "회사 설립 때 수제맥주 대중화를 목표로 했는데 1차 목표는 달성했다"며 "2차 목표는 글로벌 수입맥주사들과 경쟁해 그 안에서 '톱5'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